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측에 회유와 압박을 한 정황이 담긴 음성 녹음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3년 전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와 나눈 전화 통화를 녹음한 내용은 언론 보도, 더불어민주당 기자회견,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어제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약속드린 건 그대로 될 것”이라며 회유하는 듯한 발언 등이 나왔다. 박 검사가 이 대통령을 대북 송금 사건의 주범으로 만들고 이 전 부지사는 종범이 되도록 법정 진술을 요구하고 혐의 축소와 형량 감경 등을 시도했다는 게 서 변호사의 주장이다.
현직 검사와 피의자의 변호인이 진술과 형량을 거래하는 듯한 발언은 충격적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그러나 녹음 내용이 찔끔찔끔 공개되면서 사건의 실체와 전체적인 발언의 맥락에 대한 궁금증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유튜브에 나온 패널들조차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 공개가 필요하다고 언급할 정도다. 박 검사도 “전체 맥락을 무시한 채 특정 단어만 부각한 악의적 짜깁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가 이런 선택적 폭로로 비치는 것은 이 대통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까지 나온 내용은 검찰에 상처를 줄 수 있지만, 대북송금을 3자 뇌물로 본 검찰의 판단을 결정적으로 뒤엎을 정도의 논리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위해 여론몰이를 한다는 의심만 키운다. 조작 기소로 답을 정해 놓은 듯한 독주가 기껏 도입한 국정조사의 신뢰도를 망가뜨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명예 회복을 원하는 이 대통령도 원치 않는 결과일 것이다.
민주당은 어제 국조 특위에서도 야당이 요구한 증인은 배제하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남욱 변호사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진상규명의 과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만 조사 결과가 정당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