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시범경기 타율 4할대 맹타에도 마이너리그 강등을 통보받은 김혜성(LA 다저스)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원망스러울 법도 했지만, 김혜성은 모든 일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김혜성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매체 ‘DKNET’과의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그 강등과 관련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지난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아 시범경기에서 9경기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 8득점 OPS .967 맹타를 휘둘렀다. 이에 개막 엔트리 승선이 유력해 보였지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외면하고 시범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에 머문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를 픽했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동안)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항상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후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고 나서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되돌아보며 “마이너리그행은 구단으로부터 미리 설명을 들었다. 감독님, 단장님, 타격코치님 다 모여서 이야기를 해주셨데 그냥 듣고 나서 알겠다고 하고 나왔다”라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구단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가 원망스러울 법도 했지만, 김혜성은 “전체적으로 내가 더 나은 선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인 거 같다. 타율이 높긴 했지만, 스프링캠프가 길지 않은 기간이라 타율은 중요하지 않다. 타율보다 팀에서 원하는 건 볼넷 등 출루다”라며 “수비에서 여러 포지션을 계속 소화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 입장에서는 당장 내일이라고 메이저리그로 가고 싶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매일매일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거기에만 집중한다”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OSEN=애리조나(미국), 이대선 기자]
일각에서는 김혜성의 개막 엔트리 탈락 요인 중 하나로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를 언급한다. WBC 참가로 인해 시범경기를 충분히 치르지 못했고, 심지어 WBC에서 4경기 12타수 1안타 타율 8푼3리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미국 언론은 "김혜성의 타격 매커니즘이 WBC를 치르면서 완전히 무너졌다"라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김혜성은 이에 대해 “WBC에 가지 않았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난 WBC 참가를 무조건 희망했고, 가고 싶었다”라며 “대회 참가를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아쉬운 점은 가서 못했다는 건데 그게 가장 아쉽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소속이 된 김혜성의 마이너리그 출발은 산뜻하다. 29일 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치는 등 3경기에 나서 타율 5할(14타수 7안타) 2타점 6득점 OPS 1.071의 무력시위를 펼쳤다.
김혜성은 “5안타가 나와 너무 다행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라며 “팬들을 향해 올 시즌 개막 로스터에 들어 1년 내내 빅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시작부터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하다. 1년이 길기 때문에 열심히 잘해서 빨리 올라가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팬들을 향한 진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