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스쿠터 이용이 늘고 있지만 법적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단속도 느슨해 이용자와 차량 운전자, 보행자 모두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LA 캡쳐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9시쯤 한인타운 제임스 M 우드 불러바드 인근에서 전동 스쿠터를 타던 9세 소녀가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 2월 23일 오후 7시쯤에는 한인타운 7가와 사우스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에서 한인 강모 씨가 운전하던 차량과 전동 스쿠터를 타던 히스패닉계 미성년자 2명이 충돌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당시 강씨는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상황이었다.
강씨는 “반대편 차선과 횡단보도를 모두 확인하고 천천히 좌회전을 하는데 갑자기 스쿠터가 튀어나왔다”며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려와 놀랐고, 두 명이 한 대의 스쿠터를 함께 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LAPD 관계자는 “스쿠터 이용자들은 모두 미성년자로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다”며 “규정상 헬멧 착용이 의무이고 인도 주행이 금지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강씨는 “운전자로서 아무리 조심해도 피하기 힘든 상황이 있다”며 “특히 야간에 뒤나 옆에서 빠르게 접근하는 스쿠터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동 스쿠터 관련 부상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동 이동수단 정보업체 이라이드히어로(ERideHero)에 따르면 2024년 전동 스쿠터 부상은 약 11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무려 80%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15세 미만 미성년자 사고건은 약 1만80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전체 부상의 18% 이상은 머리 부상이었다.
최근 UCLA 연구에 따르면 LA 지역에서도 매년 100만 건당 약 115건의 전동 스쿠터 관련 부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행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가주 차량등록국(DMV)에 따르면 전동 스쿠터는 ▶16세 이상만 이용 ▶자전거 도로나 차로에서만 운행 ▶인도 주행 금지 ▶최고 속도 시속 15마일 ▶18세 미만 헬멧 의무 착용 ▶스쿠터를 탄 채 횡단보도 이용 금지 ▶좌회전 시 하차 후 횡단보도 등을 통한 보행 등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규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정규석(28·LA) 씨는 “시중 제품 대부분이 시속 15마일 이상 속도를 낼 수 있고 도시별 규정도 달라 혼란이 있다”며 “한번은 길을 건너는데 갑자기 스쿠터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 다칠뻔 한적도 있는데 경찰이 전동스쿠터 운행과 관련해서 티켓을 발부하거나 단속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서니베일 지역에서는 산책로와 공원 등에서 전동 스쿠터 운행이 금지돼있다. 반면, 주립공원에서는 지정된 산책로의 경우 이용이 가능하다.
전동 스쿠터·킥보드 사고의 경우 결국 차량 운전자가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수 변호사는 “자동차는 훨씬 무겁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스쿠터 이용자가 더 크게 다칠 가능성이 높다”며 “가주는 ‘순수 비교과실(pure comparative negligence)’ 제도를 적용하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단 1%의 과실만 있어도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유 전동 스쿠터가 인도와 도로에 방치되며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한인타운에 사는 조이 송 씨는 “이용 후 아무 데나 세워두거나 방치된 스쿠터가 너무 많다”며 “결국 보행자, 운전자, 이용자 모두가 피해를 보는 위험이 갈수록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