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연수원, 독거노인 희망 실험 샌드캐년·테메큘라 개발 재가동 호텔·리조트 사업 본격 확장
스티브 김 회장이 테메큘라에 5성급 호텔 리조트 건립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한국 무주에서 대형 연수원을 건립해 운영하던 ‘자일랜 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김 회장이 다시 LA로 돌아왔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던 벤처기업가에서 인성교육 재단 이사장, 골프장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호텔·리조트 개발까지,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다음 달 테메큘라에 5성급 호텔 리조트의 첫 삽을 뜬다. 또 샌타클라리타 소재 샌드캐년 골프장 인수 당시 추진하던 골프 리조트 개발 사업도 지난해 인허가 단계에 들어가며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샌드캐년의 리조트&스파 건립과 테메큘라 리조트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대안으로 한국에서 무주드림연수원을 먼저 개원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제는 호텔 건립을 시작으로 샌드캐년 골프장 리조트&스파 개발도 다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테메큘라 리조트 3D 조감도.
성공의 정점을 경험한 그는 이제 삶의 기준을 돈이 아닌 의미에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진정한 행복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데서 온다”고 말했다. “돈이 아니라 끊임없이 도전을 멈추지 않아야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무주 드림연수원 본관 전경.
▶독거노인 위한 실험
지난해 5월 김 회장은 전북 무주에 대형 교육·연수시설 ‘무주드림연수원’을 건립했다. 2024년 1월 착공해 약 200억 원이 투입됐다. 설계와 자재 선정 전반에 김 회장이 직접 참여했다. 4층 규모로 170여 객실과 400명을 수용하는 식당, 10여 개 교육시설과 세미나실, 3000평 규모의 공연장을 갖췄다. 무주는 덕유산과 구천동 계곡, 태권도원 등 관광 자원이 풍부하고 전국 어디서나 2시간 내 갈 수 있어 관광·교육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학교와 군부대를 직접 찾아가는 인성교육 사업을 해왔고 독거노인 지원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노인 삶에서 가장 큰 문제는 관계 단절과 외로움”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400여 개 복지관에 노인 위한 프로그램을 알리자 수천 명이 신청하며 대기 중이라고 한다. 주 4일(화~금) 운영으로 월 2000명, 연간 2만4000명이 방문한다. 참가자들은 연수원 도착 후 1시간 강연을 듣고 호텔식 뷔페로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한다. 이어 태권도원, 반딧랜드 등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 포함된다. 프로그램은 무료다.
참가자의 70~80%는 독거노인이다. 김 회장은 “자연 속에서 하루 소풍을 보내고 돌아간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시설은 최대 500명 수용 규모로 운영되며, 연간 15억~20억 원의 재단 지원금이 투입된다. 김 회장은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연수원은 오는 6월 비영리법인 전환을 추진 중이다. 김 회장은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구조로 전환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다시 재투자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하루라도 행복을 느끼고 돌아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고의 모국 여행 중심지
김 회장은 무주드림연수원을 교포들을 위한 새로운 관광 거점으로 제안했다. 그는 “서울은 물가가 비싸고 교통 체증도 심해 이동이 쉽지 않다”며 “무주를 중심으로 이동하면 훨씬 효율적인 여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수원은 인천공항에서 약 3시간 거리다. 도착 시 관광 가이드와 차량 지원이 가능하다. 김 회장은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10~12명 규모의 소그룹을 만들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도 낮췄다. 그는 “하루 약 15만 원이면 숙박과 세 끼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5성급 호텔 시설을 제공한다”며 “비싼 패키지 관광이 아니라 직접 탐험하듯 여행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무주는 전국 주요 도시와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부산은 2시간, 여수·남해는 1시간 30분, 대구는 1시간, 서울도 고속버스로 약 2시간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연수원엔 산책로와 공연장, 노래방, 스포츠 시설 등이 갖춰져 있으며, 구천동 계곡 등 주요 관광지도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다. 김 회장은 “항공료를 제외하면 가성비 높은 한국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며 “교포들이 많이 찾아와 한국을 새롭게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채꽃 가득한 샌드캐년
샌드캐년 골프장은 과거 한인 골퍼들에게 친숙했던 로빈슨랜치 골프장을 새롭게 단장한 곳이다. 김 회장은 2017년 이를 인수한 뒤 약 400만 달러를 투입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했다. LA에서 약 40분 거리의 27홀 코스인 이곳은 봄이면 만발한 유채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김 회장은 “자연경관 속에서 여유롭게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남가주에서도 손꼽히는 코스로 다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객 확대를 위한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더 많은 골퍼가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단체 할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12명 이상 이용 시 평일에는 60달러에 라운딩과 점심을 제공하고, 주말에는 90달러에 런치박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개선을 통해 샌드캐년을 남가주 최고의 골프장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테메큘라 5성급 리조트
김 회장은 다음 달 테메큘라 다운타운에서 리조트 건립 공사에 착수한다. 이 호텔은 시청 인근 중심지에 들어서며 약 300개 객실과 350대 규모 주차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레스토랑과 콘퍼런스장, 수영장, 스파,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 복합 리조트 형태로 조성된다. 총면적은 약 27만 스퀘어피트로 공사비만 8000만~1억 달러 규모로 LA올림픽이 열리는 2028년 완공이 목표다.
김 회장은 “테메큘라는 LA와 샌디에이고 중간에 위치한 대표적인 와인· 휴양 관광지로, 40개 이상의 와이너리가 밀집해 있다”며 “접근성과 관광 인프라를 모두 갖춘 지역”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남가주에서 1박 2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리조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와인 관광과 휴양, 레저를 결합한 새로운 랜드마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스티브 김 회장은
1976년 LA로 이민 왔다. 학업을 마치고 1993년 설립한 IT 네트워크 장비업체 ‘자일랜(Xylan)’을 불과 6년만인 1999년 프랑스 알카텔에 20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 성공신화를 계기로 ‘아시아의 빌 게이츠’란 명성을 얻었다. 2001년 설립한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으로서 인성교육 사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