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복지·의료 사기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연방 당국이 한인 피부과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지난 8일 조지아주와 테네시주 일대 ‘스킨 캔서 앤 코스메틱 더마톨로지 센터(Skin Cancer & Cosmetic Dermatology Center·SCCDC)’ 3개 지점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번 수사에는 FBI를 비롯해 보건복지부(HHS) 감사관실, 테네시수사국(TBI), 지역 경찰 등이 참여했다. 수사관들은 이날 각 지점 병원 내부로 진입해 컴퓨터와 문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 병원들은 한인 피부과 전문의 존 정(John Y. Chung·한국명 정요한) 박사가 운영하는 곳이다. 그는 조지아와 테네시 일대에서 10곳의 피부과 클리닉을 운영해 왔다.
당국에 따르면 조지아주 블루리지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수사관들이 병원에 진입해 컴퓨터와 각종 의료 기록 등을 압수했다. 예약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현장에서 진료 취소 통보를 받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테네시주 채터누가에서도 수사가 진행됐다. 샬로우포드 로드와 건배럴 로드에 위치한 병원 지점에 수사 인력이 투입됐으며, 당시 대기실에는 환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현장에는 경찰 표식이 부착된 전술 조끼를 착용한 수사관들과 여러 기관 요원들이 함께 있었으며, 직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도 진행됐다. 일부 지점은 수사 이후 문을 닫고 환자들에게 예약 변경을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압수수색의 구체적인 혐의와 수사 범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FBI 측은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박사는 과거 연방 의료보험 관련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연방 법무부에 따르면 그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 허위 청구를 한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2023년 연방 정부와 660만 달러 배상에 합의했다. 당시 수사에서는 모스(Mohs) 피부암 수술 과정에서 실제로는 다른 의료진이 수행한 시술을 정 박사가 직접 시행한 것처럼 보험 청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동일 환자에게 같은 날 여러 시술이 이뤄졌음에도 관련 보험 청구 규정을 위반해 비용을 청구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당시 사건은 내부 고발자가 제기한 소송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합의는 민사 절차로 처리됐다. 정 박사 측은 합의 당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장기간 소송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가주에서도 의료·복지 프로그램을 둘러싼 대규모 사기 수사가 잇따르고 있다.
롭 본타 가주 법무장관은 2억6700만 달러 규모의 호스피스 사기 사건과 관련해 21명을 기소했다고 9일 발표했다. 가주 법무부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타인의 신원 정보를 이용해 메디캘에 가입한 뒤 실제로 제공되지 않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수년간 거액의 의료비를 부당 청구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