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웨델물범 어미의 '눈높이 잠수 교육'…새끼 생존력 키운다
새끼 위해 '잠수 수심' 조절…사냥은 혼자일 때만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남극의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웨델물범 어미가 새끼에게 잠수 기술을 전수하는 '눈높이 교육' 현장을 국내 연구진이 확인했다.
극지연구소는 웨델물범 어미가 새끼와 함께 잠수할 때 자기 행동을 새끼 수준에 맞게 조절함으로써 새끼의 초기 잠수 숙련도 향상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극지연구소 김종우 박사 연구팀은 2022∼2023년 남극 로스해 테라노바만에서 웨델물범 어미와 새끼 17쌍에 수심 기록 장치를 부착한 뒤 총 7천297회의 잠수 데이터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어미는 혼자서 최대 약 900m 깊이까지 내려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동반 잠수할 때는 새끼의 미숙한 수영 실력과 폐 용량을 고려해 얕은 수심에서 짧은 시간 동안만 함께 머무는 행동을 보였다.
어미의 사냥 활동 중 약 85%는 새끼가 동행하지 않는 단독 잠수 시간에 집중됐다.
새끼와 있을 때는 교육에 집중하고, 새끼가 쉬거나 혼자 있을 때만 자신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어미의 배려는 새끼의 잠수 시간과 수심이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잠수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는 사방이 얼음으로 덮인 남극 바다에서 스스로 숨구멍을 찾고 먹이를 잡아야 하는 새끼에게 필수적인 생존 수업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어미와 새끼의 잠수는 단순 동행이 아닌 잠수 기술을 학습시키는 과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남극 생태계 대표 종 중 하나인 웨델물범이 어떻게 혹독한 환경에서 대를 이어 살아남는지 보여주는 실질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R&D) 사업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보존 조치 이행에 따른 생태계 변화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해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Experimental Marine Biology and Ecology'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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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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