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3월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에서 출소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권도형이 경찰의 호송을 받고 있다.
가상화폐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 파산 절차를 맡은 관리인이 고속 트레이딩 업체 점프트레이딩(Jump Trading)을 상대로 4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파산 법원이 임명한 토드 스나이더 관리인은 점프트레이딩과 공동 창업자 윌리엄 디소마, 전 암호화폐 사업부 대표 카나브 카리야를 상대로 일리노이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테라폼랩스는 2022년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가 달러와의 연동이 붕괴되면서 사실상 파산했다. 자매 코인 루나(Luna) 역시 가치가 급락하며 수일 만에 거의 ‘0’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약 400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가치가 증발했고 전 세계 투자자 수십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번 사태는 이후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며 FTX 거래소 파산 등 대형 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소장에 따르면 점프트레이딩은 테라USD 붕괴 이전 비밀 계약을 통해 가격 방어에 개입했고, 이후 붕괴 과정에서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점프트레이딩이 루나 매도로 약 1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스나이더 관리인은 “점프트레이딩이 시장 조작과 정보 은폐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동안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붕괴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소송은 양측이 테라USD 가격을 1달러에 유지하기 위한 ‘신사 협정’을 맺고 이를 외부에 숨겼다고 주장했다. 2021년 테라USD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졌을 당시 점프트레이딩이 대규모 매입을 통해 가격을 끌어올렸음에도, 이를 알고리즘 성과로 포장했다는 것이다.
또 점프트레이딩은 루나 토큰을 시장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대량 매입할 수 있는 계약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거둔 것으로 지적됐다.
점프트레이딩 측은 “권도형이 저지른 범죄 책임을 떠넘기려는 시도”라며 “근거 없는 주장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한편 테라폼랩스는 2024년 1월 파산 신청 이후 SEC와 약 45억 달러 규모의 민사 합의를 체결했다. 창업자 권도형은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