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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건설 붐 '데이터센터' 가주선 난항

Los Angeles

2026.04.15 20:00 2026.04.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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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 심화·높은 규제 장벽
전력 요금 상승, 환경 오염 우려
AI 인프라 외부 이전 현상 가속
투자 위축 속 관련 일자리 감소
LA다운타운의 원 윌셔 빌딩엔 미 서부의 대표적 서버 팜과 데이터센터가 들어서 있다. [제라노 몰리나//LA타임스]

LA다운타운의 원 윌셔 빌딩엔 미 서부의 대표적 서버 팜과 데이터센터가 들어서 있다. [제라노 몰리나//LA타임스]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 붐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 개발이 가주에선 주민 반발과 규제 장벽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몬터레이파크 시청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호주 투자사 HMC 스트래트캡의 상업용 부동산 담당 중역 브라이언 마시는 연단에 오르자마자 야유를 받았다. HMC 스트래트캡이 수년간의 협상과 승인 절차를 거쳐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해당 도시 최대 토지 소유주가 됐다는 점을 설명했지만, 주민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외치며 반발했다.
 
그는 당초 시 당국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과 이에 따른 일자리 및 세수 확대를 환영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반대 여론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강한 시민 압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가주에선 이른바 ‘님비(NIMBY: 내 집 근처는 안 된다)’ 현상이 데이터센터를 둘러싸고 새롭게 확산하고 있다. 주민들은 인공지능(AI)을 구동하는 데이터센터가 전력 요금 상승과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움직임이며, AI 붐의 발상지로 꼽히는 가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로 인해 전례 없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관련된 블루칼라 일자리 상당수가 다른 주로 이동하고 있다.
 
전국을 무대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자문하는 메디 파르야비는 최근 수억 달러 투자처를 찾던 유럽 기업에 가주를 제안했다가 즉각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인터내셔널 데이터센터 오소리티(International Data Center Authority)’ 회장인 그는 “절대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 가주 기피 현상은 일반적이다. 높은 토지 가격과 전기요금, 과도한 규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시민들의 반대와 규제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장애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선택권이 있는 투자자들은 다른 지역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파르야비는 “투자자들은 비용, 시간, 전력 확보 가능성을 본다. 가주는 후보에도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AI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가주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반도체 칩을 수용하는 데이터센터 관련 일자리는 대부분 다른 주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올해에만 데이터센터 구축에 총 7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부동산 투자회사 JLL은 전망했다. 그러나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 건설 용량은 5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시카고와 댈러스 지역에서는 증가했지만, 실리콘밸리와 북버지니아 등에서는 감소하며 이를 상쇄했다.
 
에너지 기업 블룸 에너지의 보고서는 향후 3년 내 텍사스가 전국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부상하고, 가주와 오리건주 등 기존 시장의 점유율은 절반 아래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반대 움직임을 추적하는 단체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에만 약 98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가주 일부 지역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환영하고 있지만, 임페리얼 카운티 등에서는 반대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진보 성향 정치인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노동자, 지역사회, 환경 보호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몬터레이파크 산업지구의 데이터센터 부지로 지목된 빌딩 전면. [지나 페라지/LA타임스]

몬터레이파크 산업지구의 데이터센터 부지로 지목된 빌딩 전면. [지나 페라지/LA타임스]

몬터레이파크에 추진된 데이터센터는 축구장 4개 규모로, 주택가와 가까운 위치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는 도시 전체 전력 사용량의 3배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민들은 전기요금 상승과 소음, 대기오염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잔디밭에 꽂은 푯말들. [로버트 거시어/LA타임스]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잔디밭에 꽂은 푯말들. [로버트 거시어/LA타임스]

시청에 모인 200명 이상의 시민 대부분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다. 찬성 측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수 시간 동안 시민들은 마이크 앞에 서서 부동산 가치 하락,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민주주의 위협, 계층 불평등 등의 우려를 쏟아냈다.
 
한 시민은 “기술 엘리트는 완전히 다른 계층”이라며 “노동자 계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곳을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로봇이나 프로그램, 앱에 의존하지 않는 삶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를 지지한 쪽은 HMC 스트래트캡 관계자와 일부 노조 인사뿐이었다. 이들은 이미 합의된 투자이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고, 기술 혜택은 원하면서 인프라는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사람들은 결과는 원하지만, 과정은 원하지 않는다”며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가주에서 건설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한 님비 현상만이 아니다. 소비자와 환경 보호를 위한 규제가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높은 임대료와 건설 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JLL의 부동산 중개인 대런 이즈는 “가주에서는 데이터센터 승인을 받기 위해 거쳐야 할 법과 절차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 그는 50MW(메가와트)를 초과하는 전력 설비에 추가 서류와 긴 승인 기간을 요구하는 규정을 사례로 들었다. 최신 대형 데이터센터는 이보다 20배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은 투자자들이 가주를 피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그 결과 막대한 투자와 일자리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파르야비는 “실리콘밸리는 혁신의 중심지일 수는 있지만, AI 성과와 경제적 결과를 실현하는 중심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7시간에 걸친 공청회 이후 시의회는 주민투표를 통해 데이터센터 금지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는 ‘노 데이터센터 몬터레이파크’라는 시민 단체의 성과로 평가된다. 이들은 서명운동과 홍보를 벌였고, 시청 회의에 많은 주민이 참석하도록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펼쳤다.
 
HMC 스트래트캡에겐 이번 결정이 큰 타격이 됐다.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약 20만 스퀘어피트 규모 부지를 포함해 총 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회사는 데이터센터가 연간 500만 달러의 세수를 창출해 공원 유지, 도서관 운영, 시설 보수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반대 여론을 돌리지 못했다.
 
HMC 스트래트캡은 6월 주민투표에서 금지안이 부결되기를 기대하지만, 승인될 경우 사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회사는 필요할 경우 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마시는 “소송은 우리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지만, 법적 권리는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는 이미 사업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의 최근 서한에 따르면, 회사는 데이터센터 건설 신청을 철회했다. 해당 서한은 몬터레이파크 시 공식 웹사이트에 게시됐다.
 
회사 측은 새로운 규제와 주민투표 추진이 사업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서한을 통해 “이러한 규제는 데이터센터 개발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원문은 4월 2일자 ‘You’re a liar. Why the world‘s biggest building boom has run into a wall in California“ 기사입니다.

글=닐레시 크리스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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