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형 램 1500 픽업트럭, 고속도로 주행 중 충돌 없이 에어백 4개 작동
제조사 "차량 기울어짐 감지해 전복 위험 예측하고 정상 작동한 것"… 보증 수리 거부
수리비만 최대 2만 달러… 피해 남성 "꿈의 트럭이었는데 수리비 폭탄에 막막"
미시사가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아무런 충돌 없이 에어백이 갑자기 터지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 측은 결함이 아닌 '정상 작동'이라는 이유로 무상 수리를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시야 가려"… 고속도로 위 사투
CTV 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시사가 주민 빅터 산체스는 지난 2월 새벽 퇴근길에 자신의 2025년형 램(Ram) 1500 픽업트럭을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공포스러운 경험을 했다.
아무런 충돌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쪽 커튼 에어백과 시트 에어백이 동시에 터진 것이다. 산체스는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에어백이 터져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며 "비상등이 켜지고 차가 통제력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리비 최대 2만 달러… 제조사 "전복 위험 감지한 정상 작동"
산체스는 해당 차량이 신차이며 보증 기간 내에 있어 무상 수리를 기대했다. 에어백뿐만 아니라 천장 마감재(헤드라이너), 시트, 안전벨트 모듈 등을 모두 교체하는 비용은 $15,000에서 $20,000(한화 약 1,500만~2,000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조사인 스텔란티스 캐나다의 입장은 단호했다. 스텔란티스 측은 "차량의 탑승자 구속 제어(ORC) 모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당시 차량이 기울어지기 시작했으며 시스템이 전복 사고를 예측해 설계를 따른 정상적인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즉, 제조상 결함이 아니므로 보증 수리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9만 달러짜리 꿈의 트럭이 애물단지로"… 소비자 분통
산체스는 제조사의 설명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5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산 9만 달러짜리 꿈의 트럭이었다"며 "현재 트럭을 타지도 못하면서 할부금과 보험료를 계속 내고 있고, 렌터카 비용까지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캐나다에서 1999년부터 의무화된 에어백은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장치지만, 드문 경우 거친 노면 상태나 센서 오작동으로 인해 예고 없이 전개될 수 있다. 제조사가 전복 위험 예측을 이유로 보증 수리를 거부함에 따라, 산체스는 거액의 수리비를 직접 부담하거나 보험 처리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결함의 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설계된 첨단 센서가 오히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사고를 유발했다면, 이를 과연 '정상 작동'으로만 볼 수 있을까. 제조사는 데이터상 '기울어짐'이 감지됐다고 주장하지만, 고속도로 평지를 달리던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문제는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판단'에 의한 사고의 경우, 소비자가 제조사의 결함을 입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9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산 신차가 안전을 이유로 운전자를 위협하고, 그 수리비까지 운전자에게 떠넘기는 현 시스템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분명한 허점을 드러낸다. 교통 당국과 소비자 보호 기관은 이처럼 충돌 없이 전개되는 에어백 사례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보증 기준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