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주거비 부담 가중으로 더욱 여유가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어바인 지역의 신규 주택 단지 모델 홈 홍보. 박낙희 기자
팬데믹 이후 주거비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생활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집값이 비싼 가주에서는 생활 여건이 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탱크 커먼센스연구소(CSI)가 발표한 최신 분석에 따르면, 가주에서 주거비와 세금 등 최소한의 생활 필수 지출을 제외한 잔여 소득을 의미하는 잉여 생활비(affordability)는 지난해 4인 가구 기준, 소득의 10.88%로 2019년 17.94%에서 약 7.1%포인트(p) 감소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총 29개 주와 워싱턴DC에서 팬데믹 이전 대비 잉여 생활비가 감소했는데, 평균적으로 3.2%p의 잉여 생활비를 잃은 것으로 분석됐다. 즉, 가주는 생활비 부담이 커진 전국 지역들에 비해 6년 새 두 배의 부담을 안게 됐다는 의미다.
가주보다 잉여 생활비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곳은 로드아일랜드(8.4%p)와 매사추세츠(8.1%p) 단 두 곳뿐이었다.
이들 지역은 높은 주택 가격과 공급 부족 문제로 주거 부담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고서는 특히 주거비가 전체 생활비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 기준 평균 가구는 소득의 18.5%를 주거비에 사용했지만, 가장 저렴한 주에서는 13.5%에 그친 반면 가장 비싼 주에서는 무려 28.8%에 달했다.
가주의 경우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24.4%로 전국에서 4번째로 높았다.
반대로 잉여 생활비가 지난 6년간 되레 늘어난 캔자스(+5.0%p)의 경우 지난해 주거비 비중이 소득의 15.2% 수준에 그쳤다.
리얼터닷컴의 제이크 크리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생활비 부담이 큰 주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계속되면서 생활비 지출이 복합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거비와 보육비가 동시에 높은 경향도 확인됐다. 주거비 부담이 큰 주일수록 보육비 부담도 높은 경우가 많아 가계에는 이중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육비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장 저렴한 주인 캔자스에서는 지난해 가구가 소득의 11.1%를 보육비로 지출하는 반면, 가주에서는 두 배가 넘는 22.9%를 차지했다.
CSI의 잭커리 밀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는 가계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번 분석에서도 생활비 위기를 주도하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몇 년간 주거비 상승이 소비자 가계의 재정적 제약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