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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반복하면 퇴출시킨다…허가 취소에 영업정지까지

중앙일보

2026.04.22 17:30 2026.04.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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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한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의 '6년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재현된 제분업계 담합 사건으로, 관련 매출액만 5조 8000억원에 달해 최대 1조 20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예고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마트 밀가루 코너 모습.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밀가루 시장의 88%를 점유한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의 '6년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재현된 제분업계 담합 사건으로, 관련 매출액만 5조 8000억원에 달해 최대 1조 20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예고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마트 밀가루 코너 모습. 뉴스1

정부가 담합을 반복하는 기업에 대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하는 강력한 제재 방안을 추진한다. 단순 과징금 수준을 넘어 등록 취소나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반복 담합 근절 방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일정 기간 내 담합을 반복한 사업자에 대해 사업 자체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제재를 도입하는 데 있다.

우선 등록이나 허가가 필요한 업종에서 담합이 반복될 경우, 해당 사업자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검토한다. 예를 들어 5년 내 두 차례 이상 담합이 적발되면 공정위가 해당 부처에 제재를 요청하고, 관련 부처는 이를 근거로 행정 처분을 내리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제도는 이미 건설업과 공인중개업에서 일부 운영되고 있다. 건설업은 9년 내 두 차례 담합으로 과징금을 받으면 등록이 말소될 수 있고, 공인중개업도 반복 위반 시 사무소 등록 취소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다른 업종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담합을 주도하거나 관여한 임원에 대해 해임이나 직무정지를 명령하는 제도도 도입을 검토한다. 담합이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인 인적 네트워크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지난달 13일 제주 시내 한 주유소 가격 안내판에 유가 정보가 게시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지역 주유소의 담합 의심 정황을 포착하고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방사무소를 총동원해 '주유소 가격 대응반'을 구성하고 전국 주유소 가격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뉴시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지난달 13일 제주 시내 한 주유소 가격 안내판에 유가 정보가 게시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지역 주유소의 담합 의심 정황을 포착하고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지방사무소를 총동원해 '주유소 가격 대응반'을 구성하고 전국 주유소 가격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뉴시스

입찰 제한도 강화된다. 현재는 입찰 담합에만 적용되던 참가 제한을 가격·생산량 조절 등 비입찰 담합에도 확대하고, 반복 위반 기업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반드시 입찰 제한을 요청하도록 기준을 강화한다. 제한 기간 역시 기존보다 늘어난다.

과징금도 대폭 강화된다. 앞으로는 10년 내 담합을 다시 할 경우 과징금을 최대 2배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도 엄격해진다. 기존에는 제재 후 5년이 지나면 다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5~10년 사이 재담합 시 감면 폭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다.

이와 함께 피해자 구제를 위한 손해배상 제도도 손질한다. 집단소송 범위를 손해배상까지 확대하고, 법원이 요구할 경우 공정위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입증 부담을 낮춘다.

공정위는 “담합은 시장 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국민 생활과 국가 재정에 큰 피해를 주는 중대한 위반 행위”라며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재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계란, 밀가루, 전분당 등 주요 생필품 관련 담합 사건도 상반기 내 신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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