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김 의장의 총수 지정을 촉구하고 나서자 쿠팡이 “(총수 지정)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며 23일 반박 입장문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총수를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할지 여부를 29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경실련은 23일 오전 “김 의장이 창업자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경영 전반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동일인 지정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동일인 지정 제도는 한국 대기업집단의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하거나 사익을 편취하는 구조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 규제를 받는 쿠팡Inc의 지배구조는 이러한 우려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사진 쿠팡
이어 “미국에 상장한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에 이 제도를 처음 적용할 경우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며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한·미 양국에서 중복 규제를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한 에쓰오일의 사례 등을 언급하며 “타 외국 기업과 달리 형평성에 어긋나는 차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쿠팡은 정부가 제시한 동일인 판단의 4가지 예외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동일인을 김범석 의장으로 보든, 법인으로 보든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동일하고 김범석 의장은 최상단 회사인 쿠팡Inc를 제외한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친족이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거나 임원으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 대차도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의장은 그동안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 등 친족이 경영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일인 지정을 피했다. 하지만 최근 공정위는 김 부사장이 물류 사업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등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쿠팡은 “김 의장의 동생은 국내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공정거래법상 임원도 아니며 쿠팡Inc 소속으로 글로벌 물류 효율 개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일 뿐”이라며 “관련 내용은 매년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사익편취 금지와 친·인척 자료 제출 같은 각종 법적 의무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