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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조는 습관 방치했다간…30년 뒤 ‘치매·파킨슨’ 부른다

중앙일보

2026.04.24 14:00 2026.04.2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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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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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도 낮에 자꾸 졸리고, 아침에 일어나기 유독 힘들다면 단순한 피로로만 넘기지 않는 게 좋겠다. 이런 ‘낮의 신호’가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 위험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김태원 강사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인공지능융합대학 정다은 연구원 연구팀은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이 생길 위험이 더 높다는 분석 결과를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스 앤드 디멘시아’에 실렸다.

신경퇴행성질환은 뇌와 신경세포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는 병이다.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이 있다. 한 번 발병하면 회복이 쉽지 않아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수면이 이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봤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하루 동안 쌓인 노폐물을 치우고 신경세포를 회복시키는데, 수면장애가 이런 ‘야간 정비 시간’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영국의 대규모 건강 데이터베이스인 UK Biobank 자료를 활용했다. 수면장애를 진단받은 3만여명과 수면장애가 없는 14만여명을 최대 30년간 추적해 퇴행성 뇌질환 발생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경퇴행성질환 발생 위험이 32% 높았다. 질환별로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신경퇴행성질환 위험이 모두 의미 있게 증가했다.

수면장애의 종류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몽유병처럼 잠든 상태에서 이상 행동이 나타나는 수면장애가 있을 때 위험이 가장 높았다.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는 과수면증, 수면 중 숨이 반복적으로 막히는 수면무호흡증, 다리에 불편감이 생겨 잠들기 어려운 하지불안증후군, 불면증도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다만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것은 밤의 증상보다 낮에 드러나는 변화였다.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 가운데 낮잠을 자주 자거나, 낮에 졸림이 잦거나,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운 사람은 퇴행성 뇌질환 위험이 더 높았다. 불면증이 있으면서 낮잠을 자주 자는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서 낮에 계속 졸린 경우에는 위험이 더 크게 올라갔다.

밤에 잠을 설친 기억보다 낮 동안 몸이 보내는 신호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도 자도 피곤하고, 낮에 꾸벅꾸벅 졸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유난히 힘들다면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수면 관련 정보가 앞으로 퇴행성 뇌질환을 예측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나이, 성별, 동반질환 같은 기본 정보에 수면장애 유형을 더해 예측 모델을 만들고, 세브란스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7077명에게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모델보다 질환 발생 가능성을 가려내는 능력이 좋아졌다.

박유랑 연세대 의대 교수는 “수면장애 유형 정보가 신경퇴행성질환 조기 예측에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필휴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장애를 적극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향후 신경퇴행성질환 예방 전략에서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낮 졸림이나 기상 어려움이 계속된다면 생활습관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수면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다가 숨이 멎는 듯한 증상이 있는 경우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음이 심한 경우에는 수면무호흡증 같은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 건강을 지키는 기본 조건이라는 의미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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