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힘 예비후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속소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회 운동회에 참석해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부산 북갑 지역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26일 첫 대면 했다. 두 사람은 서로 악수를 한 뒤 별다른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이날 부산 북구 구포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2회 총동창회 체육행사에 박 전 장관이 9시 10분쯤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장관은 구포초 60회 동문이다.
초등학교 입구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향해 그는 “동문 자격으로 (초대받아) 체육대회에 왔다”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아 다음에 다른 자리에서 (출마와 관련해) 당당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말했다. 이후 곧바로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선 뒤 선·후배들과 인사를 나눴다.
15분 뒤인 9시 25분 한 전 대표도 구포초를 찾았다. 취재진이 참석 이유를 묻자 한 전 대표는 “120년의 역사를 가진 구포초는 부산의 3.1 운동을 이끌었던 곳이다”며 “체육대회라는 뜻깊은 행사에 인사드리러 왔다”고 답했다.
이후 한 전 대표가 구포초 운동장을 돌 때 박 전 장관과 동선이 겹치자 “같이 돌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한 전 대표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각자 인사를 마친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은 행사 무대에 올라가 착석했다. 박 전 대표는 앞줄에, 한 전 대표는 두 번째 줄에 앉았다.
오전 10시 총동창회 체육대회 개회식이 열렸고, 박 전 장관은 동문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한 전 대표는 외부내빈으로 소개를 받았을 뿐 마이크를 잡지는 못했다.
박 전 장관은 구포초 출신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저희 집은 엄마를 시작으로 큰형, 누나, 작은 형, 저, 그리고 여동생까지 구포초 출신이다”며 “북구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속소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 운동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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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 “부산에 왜 왔냐” 묻자 한 전 대표 “보수 재건하겠다”
개회식은 20분 만에 끝났다. 한 전 대표가 무대에서 내려오자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한동훈 한동훈”을 외치기도 했다. 이후 한 전 대표가 초등학교 운동장을 벗어나려는 순간 한 지역 주민이 “부산이 봉이냐, 왜 부산에 왔냐”며 반감을 드러냈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과 고성이 오가자 한 전 대표가 곧바로 달려가 싸움을 중재하고 나섰다.
한 전 대표는 “하실 말씀 다 하시라”며 지역 주민의 불만을 한동안 경청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부산에서 제가 정치를 해보려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다”며 “보수를 재건하는 출발점으로 부산에 왔다는 점을 믿어달라. 북구를 떠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26일 부산 구포초에서 열린 동문회 운동회에 국민의힘 예비후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참석했다. 송봉근 객원기자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구포초를 떠나 인근에서 열리는 성도고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로 향했다. 박 전 장관 측근은 “한 전 대표가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한 이후 일정이 계속 겹친다”며 “(한 전 대표와는) 지지층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의 참석으로 구포초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세간의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동문의 참석은 저조했다. 구포초 총동문회 홍보부장을 맡은 진상표(56)씨는 “매년 300~500명씩 동문이 참석했는데 오늘은 100여명밖에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북갑 유력 출마자로 꼽히는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은 불참했다. 하 수석의 북갑 출마 여부를 다음 주 초쯤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