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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입문 1년만에 전국 1위한 소녀, 중학교 가서도 또 정상

중앙일보

2026.04.25 20:46 2026.04.2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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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경양이 지난 20일 제4회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배 전국 레슬링대회 금메달 수상을 기념해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임하경양이 지난 20일 제4회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배 전국 레슬링대회 금메달 수상을 기념해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레슬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돼 한국의 레슬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레슬링에 입문한 지 1년여 만에 전국대회 1위를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던 소녀가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다시 전국 정상을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출신 중학생 레슬링 선수 임하경(13·대구체육중학교1)양이다. 칠곡 약목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대회에 출전해 남학생과 겨루는 혼성 레슬링에서 1위에 오른 레슬링 유망주다.

임양의 중학교 입학 후 첫 전국대회 성적은 준우승이었다. 대회 참가 때 체급 선택을 잘못했서 원래 체급인 58㎏급이 아닌 62㎏에 출전하게 된 것이 컸다. 그럼에도 임양은 경기에서 잇따라 승리하고 준결승전까지 올라갔다. 마지막 경기에서 국가대표급 선수와 맞붙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대회 이후 주변에서는 본래 체급으로 내려가라는 권유가 이어졌다. 임양은 “우승하기 전까지는 내려가지 않겠다”고 했다. 실수였지만 자신이 선택한 체급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난 20일 임하경양이 제4회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배 전국 레슬링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근용 칠곡군레슬링협회 경기이사, 임양의 아버지 임종구씨, 임양, 박노운 칠곡군레슬링협회 이사, 김재강 칠곡군청 레슬링 감독. 사진 칠곡군

지난 20일 임하경양이 제4회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배 전국 레슬링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근용 칠곡군레슬링협회 경기이사, 임양의 아버지 임종구씨, 임양, 박노운 칠곡군레슬링협회 이사, 김재강 칠곡군청 레슬링 감독. 사진 칠곡군


이후 열린 제4회 헤럴드 경제·코리아 헤럴드배 전국 레슬링대회에서 임양은 다시 62㎏급에 출전했다. 지난 20일 열린 대회에서 태클 중심의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결국 정상에 올랐다.

임양이 나고 자란 칠곡군에서는 칠곡군레슬링협회와 약동초등학교 동문회, 기산면 발전협의회 등이 우승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임양은 2024년 3월 레슬링에 입문해 불과 1년 만에 초등부 남녀 통합 60㎏급 자유형 랭킹 1위에 올랐다. 충실한 기본기로 남학생들을 잇달아 제압하며 장흥 전국대회, KBS배, 문체부 장관기까지 3개 전국대회를 연속 우승했다.

중학교에 올라간 임양은 더욱 실력이 좋아졌다고 한다. 황정원 대구체중 코치는 “임양은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방어 능력이 크게 좋아졌고 기본기가 단단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임양은 최근 실시된 대구체중 신입생 체력 측정에서 남녀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임양의 주무기는 기본에 충실한 강력한 ‘태클’이다. 화려한 기술 대신 단 하나의 기술을 완벽하게 연마한 집념과,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강한 정신력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달 13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제44회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임하경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지난달 13일 강원 철원에서 열린 제44회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임하경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임양은 앞으로도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선수를 이기기 전까지 체급을 낮추지 않을 예정이다. 이런 태도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해군 특수정보부대(UDU) 출신인 아버지 임종구(51)씨는 평소 “될 때까지 한다”는 말을 자주 했고, 임양은 이를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기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UDU는 고난도의 해상·수중 침투 작전을 수행하는 정예 특수부대다.

임양은 “아버지로부터 배운 군인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안 되면 될 때까지 끝까지 버티고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양은 남학생들과의 훈련에서 연달아 매트에 넘어지며 “그만두겠다”고 울던 날이 많았다고 한다. 이때 임양의 아버지는 “될 때까지 한다”는 UDU 정신을 알려줬고 임양은 태클 한 동작을 수백 번 반복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임양은 “앞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돼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UDU에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싶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임양은 지난해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며 “여자도 UDU에 입대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기도 했다. UDU가 여군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지난해 12월 임하경양이 대통령에게 보낼 손편지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편지에는 "여자도 UDU에 입대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 칠곡군

지난해 12월 임하경양이 대통령에게 보낼 손편지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편지에는 "여자도 UDU에 입대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 칠곡군


임양은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에 “아빠가 나오신 UDU 특수부대에 여자도 들어가 나라를 지킬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나라가 없으면 저도 없기 때문”이라며 “제가 열심히 해서 올림픽 금메달도 따겠습니다.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전역 후에는 인플루언서가 돼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는 구체적인 인생 계획도 세웠다.

한영희 칠곡군수 권한대행은 “임양이 보여준 도전과 성취는 지역의 큰 자랑”이라며 “앞으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레슬링 입문 1년여 만에 전국 규모 대회 3연속 우승을 해 레슬링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임하경양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레슬링 입문 1년여 만에 전국 규모 대회 3연속 우승을 해 레슬링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임하경양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레슬링 입문 1년여 만에 전국 규모 대회 3연속 우승을 해 레슬링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임하경양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레슬링 입문 1년여 만에 전국 규모 대회 3연속 우승을 해 레슬링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임하경양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김정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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