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가격 오르며 농가 우려 고조…식품가격 상승요인 될수도
'대체 조달' 미국산 원유, 이란 전쟁 이후 일본에 첫 도착
중동발고유가에 日황금연휴에도 '그림자'…1∼3차산업 모두 타격
포장재 가격 오르며 농가 우려 고조…식품가격 상승요인 될수도
'대체 조달' 미국산 원유, 이란 전쟁 이후 일본에 첫 도착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일본에서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황금연휴)가 곧 시작되지만, 중동 정세로 인한 원유 공급 불안이 호황이어야 할 관광업 등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7일 산케이신문은 원유 공급 불안으로 인해 이번 골든위크 기간에 길게 먼 곳을 가는 대신 비용이 싸고, 거리가 가깝고, 일정이 짧은 이른바 '안킨탄'(安近短)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관광업계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인테이지가 지난달 25∼30일 15∼79세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골든위크를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물었더니, '특별한 예정이 없다'는 답변이 41.2%로 전년보다 4.7%포인트 증가했다.
아울러 중동 정세로 인해 '골든위크 예산이나 일정을 줄이겠다'고 답한 사람은 19.6%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일반 휘발유 1L당 소매 가격은 169.5엔으로 2주 연속 상승, 장거리 자동차 이용을 자제하는 추세가 있을 수 있다고 산케이는 전망했다.
이미 일본 관광업계에서는 원유 가격 상승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온천으로 유명한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의 온천호텔 료칸 협동조합의 모리타 가네키요 이사장은 "온천 여관에서는 온천수를 데우는 중유나 식료품 등 모든 것에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피해를 헤아릴 수 없으며 "인기 정도에 따라 요금을 인상할 수 있는 곳과 인상할 수 없는 곳이 있어, 격차가 커지고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바현 이치하라시의 동물원 '이치하라 코끼리 나라'도 지난달 원유 공급 불안이 높아진 이후 먼 지역에서 승용차로 방문하는 사람 수가 줄었다고 전했다.
원유 공급 불안과 그로 인한 고유가 영향은 골든위크가 끝나고 예약이 본격화하는 여름 휴가 기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골든위크에 일본을 찾는 인바운드 여행객들은 중동 정세로 인한 원유 공급난이 본격화하기 전에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관광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항공 운임 인상 등 여름휴가 여행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등 일본 주요 항공사들은 다음 달 발권분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약 2배로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국내선 항공편에도 유류 할증료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 정세로 인한 원유 공급 불안은 관광업뿐 아니라 농업과 제조업 등 산업 전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석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자재와 포장재의 가격 급등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일본 농가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은 이달 이후 순차적으로 각 지역 농협에 판매하는 자재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이는 공급업체의 가격 인상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밭의 고랑을 덮는 커다란 비닐인 멀티 시트를 제작하는 오쿠라공업은 지난 21일 출하분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인상 폭은 최대 30% 이상에 달했다.
식품 포장재를 생산하는 덴카폴리머는 이번 달 플라스틱 용기와 랩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다. 랩은 다음 달 납품분부터 35% 이상, 용기는 6월 납품분부터 30% 이상 오른다.
이 밖에도 쌀 포대나 봉투에 인쇄를 위해 사용하는 잉크도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비닐하우스용 시트, 농산물이 판매되기까지 신선도를 유지해주는 용기나 포장재 등의 가격이 상승한다면 농산물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식음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짚었다.
석유가 직접적인 원료가 아닌 제품에서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후쿠오카시 수도국이 최근 진행한 수돗물 해독용 차아염소산 나트륨 6개월분 조달 입찰에서 약품 생산업자들이 소극적으로 응찰하면서 낙찰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약품을 만들 때 쓰는 염소 대부분이 염화비닐 수지를 만드는 공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탓에 나프타 부족이 염소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쳐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산 대체 조달 원유가 미국·이란 전쟁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 도착했다.
전날 대체 조달 미국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도쿄만에 도착했으며, 이 유조선은 지난 3월 2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출발했다.
일본 정부는 계속되는 원유 공급난에 비축유 방출과 함께 미국과 중앙아시아 등 대체 경로를 확보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중 미국으로부터의 조달량은 내달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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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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