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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전쟁을 ‘평화수호전쟁’으로…김정은 “북·러, 항상 단합 강력한 보루"

중앙일보

2026.04.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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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저녁 평양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야외에서 열린 참전열사 추모음악회 '조국의 별들'에 러시아측 대표단과 함께 참석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저녁 평양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야외에서 열린 참전열사 추모음악회 '조국의 별들'에 러시아측 대표단과 함께 참석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파병을 통한 ‘쿠르스크 작전 승리’ 선언 1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파병군 추모기념관 준공식을 열었다.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 초기에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내부 동요 등을 의식해 관련 사실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북한과 러시아가 이제 노골적으로 북한군 파병의 정당성과 성과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북한과의 불법 무기거래에 나서면서 사실상 국제 제재가 무력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쿠르스크 파병군 추모관의 이름을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으로 명명한 건 단 건 파병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러시아에 공병, 전투병을 지속적으로 파견해 혈맹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분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이 전날 김정은과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전했다. 준공식에는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노광철 국방상 및 해외작전부대 장병과 유가족, 러시아 대표단 및 주북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평양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을 맞아 거행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평양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을 맞아 거행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은 준공 기념 연설에서 굳건한 북·러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 기념관에 피로 쓴 조로(북·러) 친선의 새 역사, 피로써 전취한 정의의 새 역사를 새겼다”면서 “이는 계승의 굳건함과 우리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규칙이 어떻게 달라지든, 언제 어디서 위기가 발생하든 우리는 항상 단합된 힘으로 대처해 나가는 진실하고 헌신적이며 강력한 보루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연설에서 ‘단합된 힘’을 강조한 건 2024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신조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정은은 26일 준공식 참석을 위해 방북한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을 만나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전날 벨로우소프가 김정은에게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적용될 북·러 상호 군사 협력 계획을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5년 단위의 군사 협력 계획 마련은 북·러 관계를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시킨 신조약에 이어 특히 구체적인 교류·협력을 구조화·제도화하려는 장기 시나리오 마련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해당 발언을 전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 참석차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상을 접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 참석차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상을 접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과 러시아가 ‘필요에 의한 거래’를 넘어 체제의 운명을 함께하는 ‘중장기적 혈맹’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라며 “특히 ‘5개년 군사 협력 계획’을 논의한 건 전쟁이 끝나더라도 양국의 정치, 군사, 경제 등 전방위 밀착을 지속하며 양국 간 협력을 유지하는 ‘제도적 동맹’ 단계에 진입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또 김정은은 북·러 양국이 “평화와 주권을 위하여 어깨를 겯고 한 전호에서 싸웠으며 파시즘의 부활을 막고 패권주의 세력의 전쟁 야망을 분쇄하는 데서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전과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 군대와 어깨 겯고 침략자들을 격퇴 소멸한 조선인민군의 영용한 투쟁으로 하여 미국과 서방이 추구하는 패권주의적 기도와 군사적 모험이 좌절되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과 부각 역시 대내 결속을 꾀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와의 밀착을 이어가기 위한 ‘담보’를 강조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임을출 교수는 “여기에는 향후 러시아로부터 받아야 할 첨단 기술과 경제적 지원 등은 시혜가 아닌 ‘정당한 대가’임을 강조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평양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을 맞아 거행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에서 파병군 전사자의 유해를 안치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평양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을 맞아 거행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에서 파병군 전사자의 유해를 안치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푸틴도 볼로딘 의장이 준공식에서 대독한 서한을 통해 “(북한군의) 위훈은 모든 러시아 공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동 노력으로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식에선 파병군 전사자들의 유해를 안치하는 의식도 거행됐다.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조총이 발사됐으며, 김정은이 “야속함과 상실의 아픔을 누르며 김선철 열사의 유해에 흙을 얹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 26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격전지인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를 탈환했다고 선언했다. 이에 북한은 이튿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입장문을 통해 쿠르스크 해방작전의 종결을 선언했다. 북·러 양국은 쿠르스크 작전 승리 1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준공식을 계기로 이뤄진 고위급 인사 교류를 통해 다방면에서 밀착을 과시했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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