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법원 "퇴근 후 온라인회의도 유급 노동"…'그림자 근무' 인정
가이드라인 판례 발표…"고강도 활동 아니어도 휴식권 침해했다면 초과근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법원이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온라인 그림자 노동'을 유급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27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베이징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이날 '그림자 초과근무'(隱形加班) 인정에 관한 가이드라인 판결을 공개했다.
법원 기록을 보면 사건 당사자 왕모씨는 2020년 7월 엔지니어링 업체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표준 근로시간제에 따라 근무했다.
재직 기간 회사는 왕씨가 퇴근한 이후에도 자주 개인 메신저와 회사 메신저로 온라인 회의 및 교육을 개최했고, 참여하지 않을 경우 200위안(약 4만3천원)의 '자발적 기부금'을 내야 한다는 내부 규정을 적용했다.
왕씨는 이후 온라인 회의 참여 기록과 채팅 기록 스크린 캡처 등 증거를 토대로 연장 근무와 휴일·법정공휴일 초과 근무 수당 8만5천여위안(약 1천800만원)을 청구했다.
중국 법원은 왕씨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회사가 총 1만9천여위안(약 4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회사가 정상 근무 시간 외에 활동을 배정했는데 왕씨는 직원으로서 복종 의무가 있었고, 활동 자체가 직원의 휴식 시간과 개인 에너지를 점용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왕씨가 일부 회의에는 시작 시간보다 훨씬 늦게 접속한 점, 회사가 주장하는 대로 직원은 회의에 접속만 하면 되고 발언할 필요는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청구액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봤다.
왕씨는 단순하게 회의 시작·종료 시간을 기준으로 초과 근무 시간을 산정하려 했는데, 이렇게 되면 고용주에게 현저히 불공평한 일이 된다고 중국 법원은 지적했다.
베이징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이번 사건을 가이드라인 판례로 선정하면서 두 가지 판결 원칙을 명확히 했다.
지속적인 고강도 정신적·육체적 힘이 필요하지 않은 온라인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고용주가 근로 시간이 아닌 때에 강제 혹은 변형된 강제 형태로 배정해 노동자의 휴식권을 명백히 침해했다면 초과 근무로 인정해야 한다고 법원은 판시했다.
또 초과 근무 시간을 인정할 때는 활동 시작·종료 시간을 기계적으로 계산할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중국 법원은 노동자가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 출·퇴근 기록, 초과 근무 승인서, 초과 근무 관련 대화 기록 등 증빙 자료를 잘 보관해야 하고, 특히 온라인 초과 근무의 경우 회의 공지와 채팅 기록, 업무 배정 내용 등 전자 증거를 보존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아울러 고용주를 향해선 근로 시간 제도와 보수 구조를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노동자 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초과 근무를 시행할 경우에도 노동자와의 합의 이행과 대체 휴무 부여, 수당 지급 등 법정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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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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