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년 이상 고용할 수 있는 계약직의 범위를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간제법 개편과 관련해 “(기간제를 아무런 제한 없이) 2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예외가 너무 많다. 이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한 뒤 2년이 지나면 무기계약직 전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예외 사유를 두고 있는데, 노동부는 주 15시간 미만 등 초단시간 노동자, 55세 이상 고령자에게 적용되는 예외 조항을 손질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기간제법 개편 논의가 본격화한 건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노총의 간담회 이후다. 당시 이 대통령은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계약해야 한다는 조항만 보면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측에서는 1년11개월을 딱 잘라 고용하고 절대로 2년 넘게 계약하지 않는다”며 “이런 문제를 실용적으로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직 규제의 역설’을 실용적으로 풀어보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주무 장관은 덜컥 규제 강화부터 꺼낸 셈이다. 하지만 이는 기존 노동계 입장에 치우친 해법인 데다, 문제의 근본 원인에 눈 감은 것이다. 단기 비정규직의 양산은 우리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맞물려 있다.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이나 전환을 꺼리는 건 한번 채용하면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정규직 고용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지 않고선 비정규직을 두텁게 보호하기 어려운 게 기업의 현실이다.
김 장관은 또 단기 계약직에 퇴직금 형식의 수당을 더 주는 이른바 ‘공정수당’ 도입 계획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했던 제도라고는 하나 이를 전국 공공기관으로 확대할 경우 상당 규모의 재정이 필요할 것이다. 또 민간에게까지 적용한다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워 고용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다.
기간제 제도 개편은 장관이 방향을 정해 놓고 단편적으로 공개할 일이 아니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타협이 필요한 사안이다. 지금까지처럼 기득권 노조에 기울어진 개편을 밀어붙일 경우 시장은 더욱 왜곡되고 안정적인 일자리 확대는 더 요원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