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가 늑대(늑구) 탈출사고와 관련해 시설 점검 등을 이유로 다음 달 말까지 문을 닫는다. 오월드로 돌아온 늑구는 건강을 회복했다.
지난 17일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중인 모습. 늑구는 지난 8일 오전 9시 30분께 오월드 사파리 내 철조망 아래를 파고 탈출해 10일 만인 17일 오전 0시 44분께 마취총을 이용해 최종 포획에 성공해 시설로 돌아왔다.[대전시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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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환경청, 동물원 사용 중지 명령
28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오월드는 지난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동물원 시설(주랜드)에 대한 사용 중지 조치 명령을 통보받았다. 앞서 오월드는 지난 8일 늑구가 탈출한 이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오월드는 어린이날 등 5월 초 연휴 기간에도 휴장한다.
당초 오월드측은 늑구가 돌아온 날인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늑구가 전염병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게 확인되는 시점에 오월드를 다시 개방할 예정이다. 길면 열흘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금강유역환경청이 사용 중지 명령을 내림에 따라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늑구가 오월드로 돌아온지도 11일이나 지났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늑구 탈출 사건을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른 ‘안전관리 의무 위반 사항’이라고 판단, 재발 방지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오월드 시설 사용 중지 명령을 내렸다. 2018년 퓨마 ‘뽀롱이’ 탈출 사태 당시에는 오월드 일부 사육시설을 대상으로 1개월 폐쇄 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월드 전체 사육시설을 대상으로 중지 명령을 내렸다. 금강유역환경청 측은 “퓨마사는 야생생물 보호·관리법상 해당 사육시설이 개별 등록이 가능한 대상이었기 때문에 해당 사육시설만 폐쇄 명령을 내린 것”며 “늑대사는 늑구가 울타리 밖으로 나가기도 했고 개별 사육시설 등록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적용 법령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대전 둔산동 한 건물 전광판에 "늑구야 돌아와서 고마워"라고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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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점검 등 거쳐 5월 하순 재개장 시점 결정
오월드는 이번 조치 명령을 계기로 시설에 대해 정밀 안전점검을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운영체계 전면을 재정비하고 동물 탈출 관련 전문가 TF팀 운영 등 종합적인 후속 조치를 마련키로 했다. 오월드측은 “재개장 여부는 모든 안전 조치가 완료된 뒤 5월 하순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 오월드 정문. 김성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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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어린이날 어디 가나"
오월드가 어린이날 등 연휴에도 문을 닫기로 함에 따라 시민들은 “어린이날에 갈 데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는 반응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씨는 “어린이날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동물원”이라며 “오월드가 문 닫으면 청주나 전주 동물원까지 원정을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오월드에는 동물원(사파리)뿐만 아니라 바이킹·자이언트드롭 등 19개 놀이기구가 있는 ‘조이랜드’,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플라워랜드, 각종 조류를 사육하는 버드랜드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동물원에는 86종, 730여마리의 동물이 있다. 이 때문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오월드에는 해마다 어린이날에 2~3만명이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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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구, 생닭 2마리 먹는 중
오월드가 장기간 문을 열지 않게 됨에 따라 늑구 일반 공개도 미뤄지고 있다. 늑구는 지난 17일 오전 0시44분쯤 포획된 이후 오월드 우리에서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늑구는 포획 초기에 분쇄기로 갈은 생닭과 소고기를 먹다가 지금은 탈출하기 전과 동일하게 하루에 생닭 2마리를 먹고 있다. 오월드에서 사육 중인 다른 늑대 14마리와는 아직 격리된 채 생활하고 있다. 오월드 측은 “늑구 건강상태가 양호하며 먹이도 잘 먹고 있다”며 “염려했던 전염병에도 감염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전 오월드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늑구는 동물원 탈출 열흘 만인 지난 17일 새벽 0시 44분쯤 오월드에서 약 2km 떨어진 안영IC 인근 수로에서 포획됐다. 김성태 객원기자
오월드 개장이 당분간 어려워지자 이곳에 입점해 있는 카페·음식점·캐릭터샵·편의점 등 11개 업체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8일 늑구 탈출 사고 이후 문을 닫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야외 테마파크인 오월드는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비수기고, 현장체험 학습과 가정의 달이 있는 4∼5월 두 달 벌어서 먹고산다”고 말했다. 대전도시공사 측은 “입주업체 피해는 적절하게 보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