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콜 토마스 앨런의 체포 사진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에서 총격 사건을 벌인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이 27일(현지시간) 대통령 암살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종신형에 처하게 된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앨런은 이날 푸른색 수감복 차림으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출석해 기소인부(認否) 절차를 밟았다. 앨런은 비교적 차분한 태도로 신분 확인 요구에 응했지만 유죄는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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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앨런, 법원 출석…유죄 부인
앨런은 무기를 지닌 채 지난 25일 만찬 행사가 열린 워싱턴DC 힐튼 호텔 내 보안검색대를 돌진해 들어가다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제압돼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비밀경호국 요원 한 명이 가슴에 총을 맞았지만 방탄조끼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앨런을 향해서도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여러 발을 발사했지만 총상을 입지는 않았다.
이날 법정에서 조슬린 발렌타인 검사는 앨런이 산탄총, 권총, 칼 3자루를 갖고 워싱턴DC로 왔으며 이는 정치적 암살을 실행하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앨런의 국선변호인 테지라 에이브는 “앨런은 전과가 없으며 무죄 추정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에서 총격 사건을 벌인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출석해 기소인부 절차를 밟았다. 앨런이 매슈 샤르바 연방 치안판사 앞에 출두한 모습의 법정 스케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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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유죄 확정시 최대 종신형”
매슈 샤르바 연방 치안판사는 앨런에게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는 2024년 대선 당시 두 차례 더 있었는데, 그해 9월 15일 트럼프 대통령을 노리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울타리 덤불 사이에서 숨어 소총 총신을 겨냥하다 비밀경호국 요원에 체포된 라이언 라우스(당시 58세)는 암살 미수 혐의가 적용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귀를 스친 총알을 쏜 총격범 토마스 크룩스(당시 20세)는 현장에서 비밀경호국에 발각돼 사살됐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의 형사 진술서ㆍ고소장이 2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사진은 이날 공개된 형사 진술서ㆍ고소장 맨 앞장. 사진 뉴욕타임스 캡처
이날 앨런의 형사 진술서 및 고소장이 공개돼 그의 범행 전후 행적과 혐의가 비교적 상세히 드러났다. 앨런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 외에 주간(州間) 총기·탄약 소지 이동, 폭력 범죄 중 총기 발사 혐의가 적용됐다.
고소장에 따르면, 앨런은 지난 6일 워싱턴DC 힐튼 호텔 객실을 24~26일 2박 3일간 예약했다. 이후 지난 2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암트랙 기차를 타고 이동해 23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도착했으며, 시카고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이동해 24일 오후 1시쯤 워싱턴DC에 도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콜 토마스 앨런이 소지한 산탄총. 미 법무부가 27일 총기 사진을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인 콜 토마스 앨런이 소지한 권총. 미 법무부가 27일 총기 사진을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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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권총, 2025년 산탄총 구입
특히 앨런은 2023년 10월 6일께 캘리포니아주 한 총기 판매업자에게서 구입한 38구경 반자동 권총과 지난해 8월 17일께 캘리포니아주 매버릭에서 구매한 12구경 펌프 액션 산탄총 등 두 자루의 총기를 소지한 상태에서 열차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서부 LA에서 중부 시카고를 거쳐 동부 워싱턴DC까지 약 4900㎞(철도 노선 기준)에 달하는 거리를 총기를 지닌 상태에서 열차로 횡단한 것이다. 여객기로 이동 시 공항에서 소지품 금속탐지기, 보안검색대 등을 통과해야 하지만, 기차역에서는 별다른 보안검색 절차 없이 탑승할 수 있다는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소장에 따르면, 앨런은 25일 오후 3시쯤 자신이 예약한 힐튼 호텔에 체크인을 한 뒤 같은 날 오후 8시 40분쯤 만찬 행사가 열린 호텔 보안검색대로 접근했다. 빠른 속도로 검색대를 돌파해 달려가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 당시 앨런은 산탄총과 권총을 소지한 상태였으며, 체포 후에는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체포 당시 입은 가벼운 상처 때문에 인근 하워드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법 집행기관 구금 시설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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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탄총·권총 소지한 채 만찬장 진입 시도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이 소지했던 산탄총 사진을 제닌 피로 워싱턴 DC 연방검사장이 27일 기자회견에서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 피로 연방검사장,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대런 콕스 FBI 워싱턴지부 부국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알려진 대로 앨런이 자신의 범행 동기 등을 담아 일종의 선언문 형식으로 작성한 글을 범행 직전 가족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사실도 고소장에 담겼다. 앨런은 해당 글에서 자신을 “냉혹한 힘”, “친절한 연방 암살자(Friendly Federal Assassin)”라 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명시적으로 지칭하진 않았지만 “소아성애자이자 강간범, 반역자”로 묘사하며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또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을 “표적(targets)”이라고 규정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살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토드 블랜치 미 법무장관 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법을 공정하게 적용하고, 신속하고 확실하게 책임을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에 함께 참석한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