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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 찍은 보금자리론 금리…규제 풍선효과에 서민대출 '역풍'

중앙일보

2026.04.2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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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 금리가 5% 수준까지 치솟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비슷한 수준에 올라섰다. 은행권 대출 규제로 수요가 몰리자 정책금융도 금리 인상으로 ‘풍선효과’ 차단에 나선 가운데, 실수요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시내 금융기관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 뉴스1

서울 시내 금융기관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 뉴스1

28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다음 달부터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 금리를 4.60(10년)~4.90%(50년)로 인상하고, 규제지역에는 0.1%포인트 가산금리를 적용해 최대 5.0%까지 올리기로 했다. 정책대출 금리가 5% 선에 진입한 것은 2022년 말 이후 약 3년 반 만이다.

지난 1월 0.25%포인트, 2월 0.15%포인트, 4월 0.30%포인트 높인 데 이어 올해 들어 네 번째 인상이다.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던 정책금융 금리 역시 상승 흐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금리 상승세가 지속함에 따라 보금자리론 금리의 점진적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인상 폭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 금리 인상의 배경에는 조달 금리 상승과 함께 전방위 대출 규제가 만든 ‘풍선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1~2월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4조9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5359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두 달 만에 연간 목표액(20조원)의 25%를 채웠다. 지난해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이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데다, 상호금융권 잔금 대출까지 막히면서 실수요 자금이 정책대출로 몰린 결과다.

특히 지방 6억원 이하 분양주택을 중심으로 신혼부부 우대금리를 활용한 잔금 대출 수요가 집중되면서 보금자리론은 사실상 ‘대체 주담대’ 역할을 해왔다. 반면 디딤돌·버팀목대출은 지난해 6·27 대책으로 한도가 축소되며 수요가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디딤돌대출 실행액은 전년 대비 37% 감소했고, 버팀목대출도 50% 이상 줄었다. 정책대출 중에서도 수요가 보금자리론으로 몰린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을 통해 직접적인 수요 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4.37~4.74%)과 격차도 크게 줄었고, 일부 구간에서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하는 차주의 경우 정책대출의 가격 경쟁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정책대출 비중을 기존 30%에서 20%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이나 한도 규제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정책대출마저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선택지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주거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정책대출 금리 운용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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