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2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과기정통부와의 MOU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방한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28일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연쇄 회동에 나섰다.
재계에 따르면 허사비스 CEO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면담한 뒤, 점심 무렵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오후 3시경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회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허사비스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하이닉스·SK텔레콤 등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관계자들과 회동을 가졌다.
이재용, 최태원, 정의선, 구광모(왼쪽부터)
딥마인드의 창업자이기도 한 허사비스 CEO는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과 바둑 AI ‘알파고’의 대국을 총괄한 책임자로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린다. 2024년에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허사비스 CEO와 그룹 총수들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딥마인드는 생성AI ‘제미나이’를 개발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구글과 오랜 기간 ‘안드로이드 동맹’을 맺어온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삼성 스마트폰에 제미나이를 탑재해왔다. LG전자도 2024년부터 조리·서빙·길안내 등이 가능한 서비스 로봇 ‘클로이(CLOi)’에 제미나이를 탑재하고 있다. 클로이는 제미나이 적용 이후 질문에 대한 답변 처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구글 딥마인드와 미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가속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로보틱스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별도의 학습이 필요없는 로봇 상용화를 위해 딥마인드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제미나이가 탑재된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복잡한 로봇 제어를 위한 AI모델을 연구해 휴머노이드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구글 딥마인드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관한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구글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구글은 학습·추론 전용 차세대 AI칩인 8세대 텐서처리장치(TPU)에 7세대 HBM4E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허사비스 CEO는 전날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AI 허브로 발돋움한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엔비디아의 젠슨 황, AMD의 리사 수 등 글로벌 AI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기업 총수들과 잇따라 만나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반도체·스마트폰·로봇·모빌리티 등 AI가 다양한 정보기술(IT) 산업에 접목되며, 글로벌 AI 기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딸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는 서울대학교에서 ‘AI 시대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젠슨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해 류재철 LG전자 CEO와 만났다. 이들은 LG전자의 홈 로봇 ‘클로이드(CLOiD)’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