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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 둘둘 말아 김냉에 둬라…와인셀러 없이 숙성까지 된다

중앙일보

2026.04.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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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 와이프의 일상와인⑲ 일상와인 핵심 요약 노트
안녕하세요, 위키드 와이프 이영지입니다. 오늘은 슬픈 날이에요. 작별 인사를 해야 하거든요. 네, 맞아요. 일상와인은 오늘이 마지막 회예요. 지난해 12월 16일 연재를 시작했으니까 넉 달 반 정도 화요일마다 인사드렸네요. 그동안 저와 함께 일상와인을 공부했던 시간이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날 어떤 일상와인을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새 페어링을 보여드리기보다는 지난 일상와인들을 한자리에 모아보기로 했어요. 말하자면 일상와인 종합 차림표예요. 와인을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세 종류로 나눈 다음에 어떤 음식과 만났는지 알려드리려고 해요. 이렇게 와인을 구분해서 보면 페어링에 숨은 규칙 같은 게 보이거든요. 말하자면 일상와인 핵심 요약 노트 같은 거니까 챙겨 놓으시면 써먹을 데가 있을 거예요. 적어도 와인 가게에서 헤매는 일은 없을 거라 장담합니다.
지난 넉 달 반 매주 한국인의 밥상에 맞는 와인을 소개한 와인 페어링 전문가 이영지. 사진 이영지

지난 넉 달 반 매주 한국인의 밥상에 맞는 와인을 소개한 와인 페어링 전문가 이영지. 사진 이영지


스파클링 와인
일상와인에서 소개한 스파클링 와인은 모두 네 개였어요. 곱창스파클링·방어스파클링·탕수육스파클링·떡볶이스파클링. 주제가 되는 음식 네 개의 맛과 질감이 모두 달라 페어링 와인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먼저 명심할 게 있어요. 페어링은 음식을 정한 다음에 와인을 고르는 거예요. 와인을 고르고 음식을 정하는 게 아니에요. 그다음에는 음식의 맛을 정의할 수 있어야 돼요. 매운지, 짭짤한지, 시큼한지, 달콤한지 정확히 구분해야 해요. 사실 이게 어려워요. 맛이 하나뿐인 음식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와인을 고를 때는 기준을 잘 세워야 해요. 음식의 여러 요소를 아우르는 와인이냐, 다양한 요소 중 한 요소를 빛내주는 와인이냐. 기준만 분명하면 페어링에 실패가 없어요.
곱창스파클링 차림. 곱창 와인은 기름기를 잡아주고 기름의 고소한 맛을 올려주는 게 좋다. 사진 이영지

곱창스파클링 차림. 곱창 와인은 기름기를 잡아주고 기름의 고소한 맛을 올려주는 게 좋다. 사진 이영지

곱창부터 볼까요? 곱창은 고소한 감칠맛이 특징이죠. 입안에서 기름이 툭툭 터지는 질감도 있어요. 저는 입안 가득한 기름기를 씻어주면서도 감칠맛을 극대화하는 와인을 찾았어요. 프랑스의 스파클링 와인 크레망(Cremant)이에요. 스페인의 카바(Cava)는 단순하고 힘찬 와인이라 곱창과 어우러지지 않을 테고, 이탈리아 프로세코(Prosecco)는 힘이 약해서 곱창에 밀려요. 크레망은 입안을 감싸주면서도 끝까지 존재감을 잃지 않으니까 곱창과 상대할 만하죠.

잠깐 와인 상식 하나 복습하고 갈게요.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하면 샴페인(Champagne)부터 떠올리실 텐데, 샴페인은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을 말해요. 샴페인을 제외한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이 크레망이에요. 샴페인보다 기압이 낮고 날카롭게 다듬어진 술이라 ‘부드러운 샴페인’처럼 느껴져요.

탕수육스파클링도 소개해 드렸어요. 제가 선택한 탕수육은 ‘부먹’이었어요. 고소하게 튀긴 돼지고기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듬뿍 얹은 탕수육이요. 튀긴 고기가 탕수육의 질감을 담당한다면, 맛은 소스의 몫이에요. 이 소스가 페어링의 핵심이에요. 탕수육 소스는 맛과 향이 아주 강한 게 아니어서 잔잔하고 여리여리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 프로세코가 정답이에요. 프로세코는 기포가 크고 부드러워 기름진 튀김 옷을 깨끗하게 정리해 줘요.
떡볶이스파클링은 일상와인의 원조 페어링이다. '떡스'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사진 이영지

떡볶이스파클링은 일상와인의 원조 페어링이다. '떡스'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사진 이영지

일상와인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떡볶이스파클링을 빼먹을 순 없겠죠. 떡볶이는 매운 데 달기도 한 음식이에요. 매운맛을 누그러뜨리는 와인이 정답일까요? 저는 반대로 갔어요. 자극을 더 끌어올리는 와인을 찾았어요.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주의 람부르스코(Lambrusco)예요. 람부르스코는 콜라처럼 팡팡 터지는 스파클링 와인이에요. 그 강한 힘으로 떡볶이와 부딪치는 거예요. 이렇게 싸움을 붙이면 떡볶이도, 와인도 멈출 수가 없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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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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