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유가 상승, 해상 운송과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언뜻 보면 놀라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다.
시장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선반영한다. 전쟁, 인플레이션, 유가 충격, 그리고 정치적 리스크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업 가치를 뉴스 헤드라인에 근거해 평가할 수는 없다. 주가는 기업의 수익, 혁신과 생산성, 금리, 그리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 공포의 시기에도 시장을 지킨 장기 투자자들이 보상을 받는 이유다.
이란 전쟁은 분명 위험 요인이다. 만약 원유 수송에 차질이 지속된다면 에너지 가격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 자극, 소비자 신뢰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도 어려워진다. 전쟁의 장기화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도 부담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주식 투자자들은 이 전쟁이 미국 경제나 기업 수익에 큰 타격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시장의 회복력을 믿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함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기업 수익은 유지되고 있으며, 은행들의 실적 보고서도 안정적이다. 소비자 지출 역시 양호하다. 두 번째는 정부에 대한 신뢰다. 투자자들은 경제나 금융시장이 지속해서 압박을 받는 상황이 오면 정책 당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한다. 세 번째는 현재의 미국은 1970년대와 달리 에너지 충격에 덜 취약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제 세계적인 에너지 생산국 중 하나다. 지난해 원유 생산량이 하루 1360만 배럴을 기록했고, 천연가스 생산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렇다고 시장이 변동성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가는 언제든 예상치 못한 시기에 급락할 수 있다. 다만 역사는 대부분의 위기는 일시적이고, 미국 기업의 성장세는 장기간 지속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1년 9월 11일 벌어진 ‘911 테러’ 당시를 떠올려보자. 사건 직후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거래 재개 첫 주에 S&P 500 지수는 14% 이상 폭락하며 약 1조 4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시장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결국 회복세로 돌아섰다. 당시버텼던 투자자들은 이후 경기 확장 시기에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위기가 아니었다. 현대사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적 붕괴 상황의 하나였다. 이런 우려에 S&P 500지수는 2007년의 고점 대비 약 57% 폭락했다. 그러나 증시는 2009년 3월 저점을 벗어났고 이어진 강세장에서 S&P 500지수는 300% 이상 급등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대공황에서 새로운 고점 경신 상황으로 회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유사한 흐름이 더 빠르게 나타났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 세계 경제는 사실상 정지 상태가 됐다.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대공황과 같은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나 2020년 8월, S&P 500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다. 불과 약 6개월 만에 팬데믹으로 인한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앞의 사례들은 왜 경험 많은 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시장 타이밍을 맞추려는 시도를 경계하는지 보여준다. 시장이 공포 상황에 빠지면 매도를 통해 심리적인 안전함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시장에 진입해야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를 낳게 된다. 왜냐하면 시장의 회복은 대체로 호재가 뉴스로 발표 전에 시작되며, 상황이 좋아 보일 때쯤이면 이미 상당한 반등이 이루어진 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승 랠리는 역사적으로 익숙한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위기보다 기업 실적, 경제 회복력, 에너지 안정성, 그리고 종전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물론 유가가 더 오르거나 전쟁이 확대될 경우 시장은 다시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방향은 개별 위기보다 기업과 경제가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론은 간단하다. 미국 경제는 과거에도 많은 충격을 견뎌냈고, 장기 투자자는 보상을 받았다. 전쟁, 경기침체, 테러, 금융위기, 인플레이션, 팬데믹 등 수많은 위기가 투자자들을 시험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은 다시 상승했다.
이란 전쟁은 분명 심각한 일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들이 더 큰 보상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단기적 공포 상황은 뉴스 헤드라인을 장악하지만, 시장은 장기적인 기업 수익과 혁신, 그리고 경제 성장이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