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와 BGF로지스(BGF리테일의 물류 자회사)가 29일 단체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 양측이 정식 합의서를 체결하면 물류센터 봉쇄도 풀릴 전망이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전 5시 열린 5차 교섭에서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이후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조인식을 열고 정식 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합의서에는 화물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활동·휴가 보장, 운송료 현실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부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 아래 밤샘 협상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화물연대와 BGF로지스가 29일 오전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단체합의서에 잠정 합의했다. 왼쪽 두 번째부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이민재 BGF 로지스 대표(가운데), 김동국 화물연대 위원장,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 사진 화물연대·뉴스1
앞서 화물연대 CU지회 소속 배송기사들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달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주요 물류센터와 충북 진천의 BGF푸드 공장 등을 봉쇄하면서 물류 차질이 지속됐다. 이들은 BGF로지스 소속이 아닌, 물류센터와 계약한 운송사 소속의 특수고용 노동자이지만 BGF로지스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해왔다. 하청·특수고용 노동자까지 교섭권을 넓힌 ‘노란봉투법’ 시행이 파업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사태는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대체 화물차를 저지하던 조합원이 차량과 충돌해 숨지면서 격화했다. 이후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교섭을 이어왔다.
가맹점주들을 잠정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물류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개선과 점주 피해에 대한 실직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U가맹점주협의회는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노사 양측이 보상안을 마련하라”며 “불법 행위에 가담한 물류기사들이 배송하는 상품은 절대 받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의 물류센터와 생산공장 봉쇄로 전국 각지의 CU 편의점들에 물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매대가 텅 비었다. 사진 독자 제공
BGF리테일은 합의와 관련해 “회사와 가맹점 피해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현장 의견을 청취해 빠른 시일 내 가맹점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정비를 거쳐 진천을 중심으로 오늘부터 센터별로 가동한다”며 “이번 주 내 모든 센터와 공장의 100%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통·물류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청 노동자의 연쇄 파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화물연대 소속 택배 노동자들을 CJ대한통운·한진의 교섭 대상으로 인정한 점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상 사용자성 규정이 불명확하다”며 “본사뿐 아니라 가맹사업자까지 피해가 확산될 수 있어 다음 어떤 기업이 대상이 될지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