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9일 청년들과의 대화에서 “통일이라는 이야기는 한편으로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이 이런 발언을 내놓은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 장관은 이날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열린 ‘통일부 제3기 2030청년자문단 발대식’에서 통일 인식 약화와 관련한 청년자문단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오늘 현재 통일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개념이 아니고 이상적인 개념으로 돼 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통일은 독일식 모델, 베트남 모델, 개성공단 모델 3개가 있었는데 독일식 모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베트남 모델도 불가능하다. 개성공단 모델은 닫혔다”라고 지적하면서 “출구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에서 통일이라는 이야기는 한편으로 굉장히 폭력적”이라며 “통일을 외칠수록 우리는 통일에서 멀어진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은 우리의 목표이고 꿈이지만 당장 필요한 건 평화의 제도화”라면서 “정권이 바뀌어도 평화를 유지하는 것, 한번 열리면 개성공단을 닫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평화를 공고화·제도화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금강산을 열어야 한다”라고도 했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역대 모든 정권이 헌법을 토대로 지향해온 가치인 통일을 폭력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면서 “분단으로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북핵·전쟁 위협이나 막대한 국방비, 인도적 위기의 심화, 이산가족 문제 등을 비롯한 분단 비용은 통일 포기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 장관은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언급을 이유로 국민의힘이 해임 건의안을 발의한 데 대해서는 “안보 사안에 대해 숭미(崇美)주의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면서 “미국의 (구성 발언을 이유로 한) 정보 공유 제한이 억지스럽고 맞지 않는다면 ‘빨리 풀어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국익 아닌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