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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이닉스에 처지고 파업까지…열받은 삼전 주주

중앙일보

2026.04.29 08:03 2026.04.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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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전보다 1.8% 오른 22만6000원을 찍었다. ‘22만 전자’ 고지를 지켰지만 주주 김모(30)씨는 “SK하이닉스가 130만원인데 삼성전자도 지금쯤 26만원은 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이 크다. 그는 “SK하이닉스가 190만원까지 간다는 말도 들리는데, 이제라도 (투자 종목을) 갈아타야 하나 고민된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전례가 없는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 함께 뛰던 두 종목 간 상승 폭이 갈수록 벌어지면서 주주 사이 체감온도 차가 생겨났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2배 레버리지 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까지 불거지며 투자자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75% 상승하며 6690.90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역대 최고치다. SK하이닉스는 이날 0.54% 하락한 12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30만 닉스’ 기록을 다시 내주긴 했지만 상승 기대는 여전하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99%, 삼성전자 주가는 88%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로 기간을 좁히면 격차는 더 커진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5%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41% 상승했다. SK하이닉스가 하루 3~4%씩 오르는 날에도 삼성전자는 하락하거나 1~2% 상승에 그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두 종목의 주가 탄력 격차는 기본적으로 사업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전문기업인 만큼 반도체 실적이 주가에 곧장 반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가전 등 여러 사업부문을 함께 평가받는 종합 전자기업이다. 부진한 사업에 대한 우려도 주가에 함께 반영될 수밖에 없다.

HBM 생산력에 대한 평가 차이도 주가에 반영된다. 삼성전자도 세계 최초로 HBM4(6세대)를 양산하는 등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SK하이닉스를 HBM 선두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늘어날수록 SK하이닉스 주가에 프리미엄이 더 크게 붙는 배경이다.

최근에는 노사 갈등 리스크까지 삼성전자 주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지급, 성과급 상한선 폐지 등을 요구하며 다음 달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 주주 이모(59)씨는 “대외 악재가 전혀 없는데도 이렇게 주가가 못 오르는 걸 보면 노조 때문이라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며 “하루빨리 노사간 합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주주 사이 불만도 점점 격해지고 있다. 지난 27일 삼성전자 주주들이 모인 한 오픈 채팅방에는 “우리도 파업하자” “앞으로 애플만 쓰겠다” “(삼성전자와 이름이 같은) 삼성동에 집도 안 사겠다”는 식의 불만 섞인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주주들은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 때 맞불집회를 여는 등 노사갈등에 적극 개입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실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4년 7월 파업 당시 참여한 인원은 전체 노조원의 15%에 그쳤지만 이번 파업에는 예상 참여 인원이 3만~4만 명, 노조원의 30~40%여서 당시와 비교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의 향후 매력이 더 크다는 견해도 있다. BNK투자증권은 27일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낮춘 반면, 삼성전자 목표 주가는 25만→28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이클이 후반부에 진입했고,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HBM4의 비중 확대로 하반기 둔화가 예상된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삼성전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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