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성과급 파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삼바 노동조합은 임금 14% 인상과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5월 1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 노조는 지난 28일부터 이미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의 성과급 파업 위협은 개별 기업의 불안정을 넘어 국가 경제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일본 등 주요국이 반도체와 바이오를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키우며 한국 기업의 빈틈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는 산업 특성상 파업의 피해가 즉각적이다. 살아 있는 세포를 다루는 배양 공정은 단 한 번의 중단으로도 수개월의 성과물을 전량 폐기해야 할 수 있다. 법원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최근 일부 공정에 대해 ‘변질 방지’를 이유로 필수유지업무를 인정했다. 노조는 이 부분을 제외한 파업에 나서겠다는 것이지만, 전체 공정이 연결돼 있어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는 결국 기업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삼바가 전면파업에 돌입할 경우, 글로벌 경쟁사들은 ‘무분규·안정 생산’을 내세워 고객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45조원으로 추산되는 노조의 성과급 요구액이 회사의 연간 연구개발비 37조원을 훌쩍 넘는다. 미래 기술 확보에 쓰여야 할 재원이 직원들의 현금 잔치로 빠져나가면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한때 세계 반도체 1위였던 인텔이 보상 파티 속에 투자 타이밍을 놓치고 존립의 위기에 내몰린 사례는 반면교사다. 한국 역시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삼성전자가 일부 가전 생산 라인을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비상 국면에서 삼성전자·삼바 노조위원장은 파업을 주도한 뒤 해외 휴가를 떠나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업이 쇠퇴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S&P500 구성 기업의 30%는 10년 단위로 교체될 정도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면서 기업의 생존 환경은 더욱 거칠어졌다. 성과급 요구가 파업으로 선을 넘는 순간, 고객 이탈과 자동화 가속 등 시장의 역습은 더 빨라질 수 있다. 그 대가는 결국 한국 경제 전체가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