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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들었다 ‘쿵’ 내려놓자…PTSD 환자에 생긴 놀라운 일

중앙일보

2026.04.29 12:00 2026.04.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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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병원 밖에서 하면 좋은 일

저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입니다.

사회부 기자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듬해 11월부터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니며 상담을 하고, 매일 약도 먹습니다.

2년이 넘은 지금에서야 병을 밝힌 건 극복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 글은 ‘투병기’이지 ‘극복기’는 아닙니다. 솔직히 저도 언제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신 PTSD와 함께 살아온 시간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지금도 정책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연재의 이름을 ‘동거’라고 붙였습니다.

누군가 병원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이 글이 도움되길 바랍니다.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억지로 감출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 PTSD를 비롯한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 분
✅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 친구, 지인을 둔 분
✅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원하시는 분
PTSD와의 기나긴 동거에서 내가 지킨 한 가지는 ‘성실함’이다. 병원에 가는 건 한 달에 한두 번. 애인과 친구도 늘 곁에 있다지만, 24시간 함께할 수 없다.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였다는 얘기다. 아무 일 없는데 갑자기 숨이 가빠지는 순간도 혼자 감당해야 했다. 그사이 불쑥 올라오는 증상들을 견디려면 나만의 방법을 ‘성실하게’ 찾아야 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명상도, 풋살도, 러닝도, 기부도 했다. 몸도 써 보고, 마음도 다스려 보고, 착한 일도 해봤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늘 효과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또한 어디까지나 내게 한정된 이야기다. 같은 병을 겪더라도 효과 있는 대처법은 사람마다 다를 듯하다.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건, 난 내가 시도한 여러 방식에 대해 매번 주치의와 공유했다는 점이다. 내 노력의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나의 명상 실패기
내겐 유독 안 맞았던 게 하나 있다. 명상이다. 사실 주치의가 처음 권유했던 게 명상이었다. 과각성 상태에 있는 몸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방법까지 손수 적어 쪽지에 건네줄 정도로 주치의는 정성을 기울였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몇 번은 시도해 봤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이때 추천받은 건 ‘마음챙김 명상’이었다. 떠오르는 생각을 흘려보내고, 현재의 감각과 감정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나는 지나가는 생각을 그냥 보내지 못했다. 하나를 붙잡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겨우 생각을 비웠다 싶으면, 이번엔 잠이 들었다. 조용해지기는커녕 머릿속이 더 시끄러워졌다. 명상 클래스도 들어봤지만, 끝내 나와는 맞지 않았다.

물론 내 케이스와 달리 마음챙김 명상이 PTSD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꽤 있다. 어느 외국 논문에 따르면 마음챙김 기반 치료는 PTSD의 핵심 증상인 회피·과각성·감정 둔화를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트라우마를 피하기보다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하면서 증상을 완화해 주는 식이다.

명상은 환자 입장에선 별도의 장비,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언제, 어디서든 시도할 수 있다. PTSD 전문가인 심민영 전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마음챙김 명상은 증상을 억지로 눌러버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나가도록 훈련하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명상을 깊게 하는 와중에 ‘플래시백’(트라우마 상황을 생생히 다시 느끼는 재경험 현상)과 같은 해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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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영.김현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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