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 멘트’ 치면 1000만원 번다” 리딩방 콜센터 직원의 증언

중앙일보

2026.04.29 12:00 2026.04.29 13:3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보이스 피싱이나 불법 리딩방 사기 피해자에겐 유독 “바보같이 그걸 왜 속냐”는 반응이 따라온다. “멍청하다, 욕심 부리다 당했다” 같은 인신공격도 받는다. 정말 속은 자의 잘못일까? 그렇다면 피해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피해자 중에 고학력자나 전문직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피해자들이 왜 속는지 알기 위해선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그래서 ‘뉴스 페어링’은 ‘속이는 자’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그들의 구체적인 증언에서 이 사기 수법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기자는 실제 리딩방 사기에 가담했던 A(33)를 어렵게 만났다. A는 불법 리딩방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근무하다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해 검거됐다. A가 속한 조직은 “곧 상장할 주식을 저가 매수할 수 있다”고 속여 182명에게서 약 94억원을 가로챘다. 1인당 평균 피해 금액이 5000만원 넘는 큰 사건이었다. 총책은 구속됐고, A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코스피 6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요즘, 이런 ‘불장’ 상황은 사기꾼들에게 최상의 영업 환경이 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속지 않을 수 있을까? 불법 리딩방 콜센터에서 일하다 불구속 기소된 A씨(사진)를 만나 사기 수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전율 기자

코스피 6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요즘, 이런 ‘불장’ 상황은 사기꾼들에게 최상의 영업 환경이 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속지 않을 수 있을까? 불법 리딩방 콜센터에서 일하다 불구속 기소된 A씨(사진)를 만나 사기 수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전율 기자


불법 리딩방 조직원들은 어떻게 타깃을 물색할까? 빠져나가려고 하면 어떻게 올가미를 칠까? 가장 만만한 피해자는 누구일까? 오늘 ‘뉴스 페어링’은 A의 증언과 최신 사건을 바탕으로 ‘범죄 가해자’의 시선에서 불법 리딩방 사기를 재구성했다. 35년 넘게 강력 범죄를 수사해 온 서울 중랑경찰서 박원식 형사과장에게 자문해 조언도 받았다.

마주 앉은 A는 오히려 동네 어디서나 마주칠 법한 평범하고 예의 바른 인상이었다. 대화가 오갈수록 깨달았다. 이 평범함이 피해자들을 쉽게 무장해제시키는 강력한 무기였다는 사실을.

" 사람을 속이는 데 주식에 대한 지식은 필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다 대본이 있거든요. 그것만 잘 읽어도 입금이 됐어요. 더 중요한 건 속을 가능성이 있는 ‘씨앗’들을 관리하는 거였어요. "

목차
📌첫날 전화 한통으로 1000만원
📌읽기만 해도 넘어가는 대본 정체
📌의심도 관리…기막힌 멘트 모음집
📌오히려 ‘고맙다’ 하는 피해자들, 왜
📌외로운 사람 타깃, 썸 타기 수법

출근 첫날 전화 한 통으로 1000만원

A가 2024년 주식 리딩방 콜센터에 들어간 건 아는 동생의 권유 때문이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했다. 솔깃했다. 불법적인 일이란 건 알았지만 하던 일과 비슷할 거라고 합리화했다.

그 전에는 투자자문 회사에서 2년간 일했다. 이때까진 불법은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에 유사 투자자문업으로 신고된 회사였고, 주식 관련 뉴스와 자료(정보)만 팔았다. 물론 과장과 왜곡이 섞여 있어 믿을 만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을 지불했다. A는 회원 가입비와 상품 판매 수수료로 한 달에 1억원을 벌었다.

주식 리딩방 콜센터 조직은 단순했다. 총책과 팀장·부팀장, 그리고 전화 영업을 담당하는 직원까지 총 6명으로 운영됐다. 이 작은 조직이 몇 달 만에 수십억원을 끌어모았다.

" 업무가 복잡하지 않았어요. 주식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어도 가능했죠. 팀장이 넘겨준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 하루 수백 통씩 전화를 돌렸어요. 할 말은 준비돼 있었습니다. 대본을 그대로 읽기만 하면 됐어요. "


출근 첫날, 단 한 통의 전화로 가짜 주식 계좌에 1000만원이 들어왔다.

[구독하기] 내용을 더 보시려면 아래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넣으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4024?utm_source=bmp&utm_medium=art&utm_campaign=260429

이 기사는 중앙일보의 프리미엄 유료 구독 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 전용 콘텐트입니다. 월 4,900원으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무제한으로 경험해 보세요.


정세희.전율.홍성현.정수경.김현정([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