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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총수는 김범석” 입장 바꾼 공정위…친동생 경영참여가 결정타

중앙일보

2026.04.29 13:00 2026.04.2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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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했다.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변경 사유다. 쿠팡 측은 이 결정에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공정위가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총수로, 일감 몰아주기 같은 사익편취 규제와 공시 의무 적용의 기준이 된다. 쿠팡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2021년 이후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와 정책 적용의 최종 책임자인 동일인을 일치시켜 권한과 책임의 괴리를 해소했다”고 밝혔다.

동일인 변경의 주된 이유는 김 의장의 동생인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다. 김 부사장이 물류·배송 정책 관련 회의를 수백 차례 주재하고,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를 불러 주간 실적을 점검한 사실 등이 공정위 조사에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를 “업무 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한 경영 활동”으로 판단했다. 직급과 보수도 판단 근거가 됐다. 김 부사장은 2024년 급여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을 포함해 약 30억원을 받았다. 2021~2024년 누적 보수는 약 140억원에 이른다.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로 사익편취 우려가 없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법인 동일인’ 예외 요건이 충족되지 않게 됐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입장 바꾼 공정위…김범석,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금지

김 의장은 2023년까지 미국 국적을 이유로 동일인 지정을 피해왔다. 2024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요건이 생긴 후 이를 적용받아 법인 동일인이 유지됐다.

공정위 판단이 1년 만에 뒤집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거치며 여론에 떠밀려 판단이 뒤바뀌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사후적으로 판단하는 구조상 기존에는 확인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동일인이 된 김 의장은 매년 배우자와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정보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김 의장이 지분 20%를 소유하는 국외 계열사들도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지정자료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로 제출할 경우 동일인인 김 의장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공정위는 김 의장이 제출해온 ‘친족 경영 참여 없음’ 확인서가 허위자료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쿠팡은 강하게 반발했다. 공정위 발표 직후 낸 입장문에서 “김범석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며 “김 의장의 동생은 공정거래법상 임원(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이 아니며 한국 계열사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친족과 국내 계열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 대차도 없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쿠팡은 “행정소송을 통해 판단의 위법성을 다투겠다”고 했다.

동일인 지정제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총수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막기 위해 1986년 도입한 제도다. 이후 40년 가까운 기간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는 달라졌다. 특히 기존 재벌과 지배 형태가 다른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은 이 제도를 일괄 적용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동일인 제도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규제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국내 기업에 불필요한 규제 리스크이자 역차별”이라고 평가했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개인을 정점으로 기업집단을 규율하고, 친인척 재산까지 신고하도록 하는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워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규제”라고 짚었다.

이번 결정이 한·미 통상 갈등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 측은 그동안 동일인 지정 움직임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 대우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 정부 역시 김 의장에 대한 법적 안전 보장을 안보 현안 논의와 묶어 한국 측을 압박해왔다.





안효성.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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