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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용량’ 등수 매기는 실리콘밸리…AI, 이렇게 쓰면 직업 잃는다 [팩플]

중앙일보

2026.04.29 13:00 2026.04.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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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사용자 간 ‘활용 격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AI 활용도의 차이가 개인의 경쟁력을 가르고 나아가 고용과 임금의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29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을 누가 많이 사용하고 있냐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초 메타의 한 직원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직원 개인당 토큰 사용량을 기록하는 대시보드 ‘직원 AI 토큰 랭킹’을 공개한 이후, 실리콘밸리 전반에 유행처럼 번졌다. 단순히 AI를 쓰는 것을 넘어 ‘누가 더 많이 쓰는지’를 겨루는 분위기다. 토큰은 AI 모델이 텍스트를 처리하는 단위로, 사용량이 많을수록 AI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업무 자동화나 코드 생성 등 고도화된 작업일수록 토큰 소모량이 많다.

국내에도 토큰 사용량 랭킹 사이트도 등장했다. 벤처캐피털(VC) 델타 소사이어티는 개인의 AI 계정을 연동해 토큰 사용량이 기록되고, 참여자들 간의 랭킹을 보여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비개발자와 개발자, CEO 등으로 나뉘어 순위와 사용량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기업 내에서도 AI 사용량에 제한두지 않는 조직 문화가 자리잡았다. 100억원대 투자를 받은 한 국내 AI 기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 달 AI 비용으로 수천만원을 쓰기도 한다”며 “AI 사용량과 관련해선 지출을 최대한 통제하지 않고 많이 쓰는 것을 장려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비용 부담보다 AI 활용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토큰 경쟁 사이트. 웹사이트 캡처

국내 토큰 경쟁 사이트. 웹사이트 캡처


AI활용에 적극적인 이들 사이에선 토큰 사용 경쟁이 불붙은 반면, AI를 일상 대화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이들도 많다. 지난 2월 앤스로픽이 공개한 ‘경제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AI 모델 클로드의 이용 패턴은 사용자 숙련도에 따라 뚜렷하게 양극화하는 추세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AI 저숙련자들은 업무(42%)보다 개인적 용도(44%)로 많이 사용했지만, 고숙련자들은 업무(49%)에 더 많이 사용했다. 보고서는 “AI 숙련자일수록 AI를 더 복잡한 작업에 사용하며, 문제를 해결할 확률도 더 높아진다”며 “AI활용이 고숙련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는 반면 다른 노동자의 임금은 억제해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AI 활용 격차는 결국 고용과 임금 격차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ICT 혁신이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통신업·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 AI 도입 수준이 높은 산업일수록 산업 내 임금 격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AI 노출도가 높은 상위 산업군의 평균임금 상승률은 연평균 약 3~5% 수준인 반면, 도소매업·숙박·음식점업 등 저노출 서비스업은 1%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AI 노출도에 따른 고용 축소 경향이 임금 분포의 최하위 구간에 집중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를 발간한 한국은행 오삼일 고용연구팀 팀장은 “지난 3년간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000개 줄었는데 이중 20만8000개는 AI 고노출 업종으로 나타났다”며 “AI 확산이 기업의 인재육성 방식 뿐만 아니라 청년층의 경력개발 경로, 소득불평등 등에 미칠 중장기적 영향이 큰 만큼 향후 추이에 계속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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