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특정인에 대한 허위 정보가 담긴 ‘지라시’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 KT의 한 간부에게 벌금형을 구형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21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KT 간부 A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1월 14일 A씨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7일 업무시간 중 카카오톡 익명 오픈 채팅방에 ‘작은 백곰’이라는 익명 닉네임으로 접속해, 특정인에 대한 허위 사실 등을 유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심 선고는 다음 달 22일 예정이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지라시는 ‘금융사 직원인 B씨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허위 내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문의 지라시엔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에게 징계·해임·파면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해당 직원과 아내의 이름뿐 아니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도 명시됐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뉴스1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해당 지라시는 “피해자를 비방하기 위해서 피해자 배우자를 사칭해 작성된 허위 내용의 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의 지라시는 2022년 B씨를 음해하고 협박하기 위한 목적에서 범죄 일당 4명이 제작해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B씨 아내를 사칭한 지라시를 유포하고 B씨 가족을 스토킹한 혐의로 일당 4명은 실형 등을 선고받았고, 주범은 구속 수감됐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시점에 A씨가 다시 지라시를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 공유의 장으로 불리는 해당 오픈 채팅방은 여러 회사의 홍보 담당 직원들이 다수 포함된 곳으로 알려졌다. 지라시는 A씨가 해당 단체방에 공유하자마자 삽시간에 퍼져나갔다고 한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관련 사안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A씨는 지난해 9~10월에도 동일한 채팅방에 같은 사안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이에 B씨는 “A씨 때문에 2·3·4차 가해를 당했고, 우리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A씨는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엄벌탄원서를 지난 24일 재판부에 제출했다.
A씨는 “해당 지라시를 직접 작성하지 않았고, 카톡방 내용을 주기적으로 삭제하기 때문에 최초 유포자와 원출처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A씨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 양천경찰서가 지라시를 다시 유포시킨 사람을 찾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