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 질서는 지정학적 충돌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경쟁이 맞물리며 대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으며, 기술은 산업 자산을 넘어 국가 주권과 체제를 수호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특히 첨단 분야에서의 지식재산권 확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보유했더라도 이를 특허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시장 방어는 불가능하다. 특히 세계 최대 특허 강국인 미국은 국제무역위원회(ITC) 제소 등을 통해 수출 자체를 차단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어, 특허 분쟁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리스크가 됐다. 또한 수익화를 목적으로 하는 ‘특허괴물(NPE)’ 시장의 급성장은 특허가 공격적 비즈니스 도구로 변모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지식재산 전담 조직 강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 등 실질적인 인프라 혁신이 시급하다. 특히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해외 진출 기업의 특허 분쟁과 기술 탈취에 대응하기 위해 특허·상표·디자인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올해부터는 NPE 위기 대응 기반 구축 사업을 통해 신규 위협을 조기 탐지하는 등 선제적 보호 체계를 갖춰야 한다.
결국 기술패권 시대의 경쟁력은 ‘효과적인 보호’에 달려 있다. 특허 경쟁력은 곧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며, 지식재산권 보호 역량은 국가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