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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노동자,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중앙일보

2026.04.30 08:18 2026.04.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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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민 중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또 누군가는 사용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민 중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또 누군가는 사용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절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노동자 모두가, 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노동자뿐 아니라 사용자도 노동자에 대해서 똑같은 생각을 가져야 된다”며 “우리 국민 모두 가족 중에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또 누군가는 사용자가 될 것이고, 또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부터 모범적인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에서 벌어지는 노사 갈등 상황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노동자와 사용자, 그리고 국민 모두 공생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가 핵심 사업장의 노사분규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수백조원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이익이 과연 경영진과 노동자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미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이익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AI 대전환 시대, 상생 필요” 노조에 쓴소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며 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과 주 4.5일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수십조원대 손실은 물론 협력업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온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시 하루 1조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1700곳 이상의 중소 협력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여기에 더해 ▶신뢰자산 소멸 ▶투자 지연 ▶국가 리스크 상승 같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노조도 “최대 30조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가동 중단 시 재가동까지 상당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 손실을 넘어 납기 지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연쇄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여론 역시 노조에 비판적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4월 29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이 불거지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기업이 글로벌 경쟁 속에서 투자와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임금 요구는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과급은 기업 실적과 연동되는 구조인데 이를 일률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AI 상용화가 가져온 산업 현장 재편과 관련해 상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대전환으로 노동과 산업 현장이 앞으로 근본적인 변화에 노출되게 된다”며 “이런 중차대한 도전을 이겨내려면 상생과 협력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 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하고, 노동자와 노조도 책임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며 “노동자들 상호 간에 연대의식도 발휘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난해까지 ‘근로자의 날’로 불렸던 5월 1일은 올해부터 법정 공휴일인 ‘노동절’로 바뀌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올해부터는 노동절이 노동이라는 정당한 이름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고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려면 노동시장의 격차 완화가 중요하다”며 “작업 환경 안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산재 사망자가 감소하는 등 정책 효과가 조금은 가시화하고 있는데, 현장 감독 강화와 관련 제도 개선에도 여전히 속도를 더 내야 하겠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석.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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