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어제 ‘윤석열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 법안을 발의했다. 41일간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특검에 넘겨 수사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 법안은 검찰에 의해 재판으로 넘겨진 것을 특검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공소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해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공소취소권이 부여되면 기소된 상태에서 재판이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송금 사건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를 통해 조작기소가 있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이유로 특검이 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취소할 것이란 야당의 지적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즉각 “법치 유린”이라며 반발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형사사법체제를 뒤흔드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특검은 기존 수사가 미진하거나 부실할 경우 제대로 수사하려는 목적으로 출범한다. 그런데 검찰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 유무죄를 판단할 법원을 배제하고, 국회가 정치적 논리로 만든 특검이 검찰의 기소를 뒤집고 공소취소를 결정한다면 이는 곧 정치권력이 검찰 수사는 물론 사법권까지 침해하는 것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더구나 특검의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통상 국회가 추천한 복수의 후보 가운데 대통령이 한 명을 골라 최종 임명하는 것이 여태까지 수십 차례 특검에서 예외 없이 보인 선례다. 결국 대통령이 선택한 특검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면제해 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언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이해충돌도 이만저만한 충돌이 아닌 셈이다. 그러니 벌써부터 ‘셀프 면죄부’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앞서 채 상병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한 전례가 있었다지만 이는 임명권자인 현직 대통령과 무관한 사건이어서 이번 조작기소 특검과는 성격이 다르고, 실제로도 공소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검찰청 해체와 공소청·중수청 설치,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등 대한민국 정부 출범 이래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켜 왔다. 이제 ‘셀프 면죄부’까지 가능하게 만드는 법안을 발의했다. 과연 민주당이 말하는 ‘사법개혁’ ‘검찰개혁’의 끝은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