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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해처먹을까봐 도망” 96세 부자는 전셋집에 산다

중앙일보

2026.04.30 13:00 2026.04.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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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숙은 태어나서 “엄마” 소리 한 번 못 해봤다. 아버지는 일본군 쇠고랑에 차여 징용에 끌려갔다. “세 밤만 자고 있어. 금방 올게” 했던 아버지는 아무리 목 놓아 울어도 오지 않았다.

세 살 되던 해, 1933년 그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고아원은 지옥이었다. 밥 대신 우유를 대야에 풀어서 줬다. 오랫동안 썩어서 굳어버린 우유를….

어른들은 딱딱하게 굳은 우유를 망치로 깨부숴서 한 주먹씩 나눠 줬다. 이걸 먹은 애들 다섯이 눈앞에서 죽었다. 어린 정숙은 배를 곯아 5일 내내 벽에 붙은 흙을 뜯어 먹었다.


딱 죽겠다 싶을 때 강냉이 가루로 쑨 죽을 받았다. 고사리손으로 받쳐 든 접시가 엎어져 죽을 쏟으면, 몇 날 며칠을 하릴없이 손가락만 빨아야 했다.
탄자니아에 학교와 우물을 기증한 문정숙(95)씨가 전남 영암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탄자니아에 학교와 우물을 기증한 문정숙(95)씨가 전남 영암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나를 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을까….’ 하늘을 원망했다.

어느 날, 하늘이 살며시 봄날을 선물했다. 나이 열일곱, 첫사랑이었다.


26살이던 그 남자는 피아노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자기가 만든 피아노를 백화점에 팔면서 애지중지 귀한 자식 떠나보내듯 엉엉 울던 그 모습에 마음이 동했다.


그 남자가 군대에 가던 날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무리 사는 게 힘들어도 좀만 더 고생하고 있어. 내가 제대하고 나면 숙이 너, 내 무릎에 어화둥둥 앉혀서 내가 먹여 살릴 거야.”
둘은 “1947년 2월 23일 오후 3시 용산역에서 보자”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의 날, 문정숙은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양엄마가 “어떤 놈인 줄 알고 만나려고 하냐”며 그를 집에 가뒀다. 그 길로 간질병 앓는 남자에게 몇만원에 팔아버렸다.
그러나 소녀 문정숙은 모진 시집살이를 참지 않았다. 시부모 밥상을 뒤엎고 혼인신고서를 박박 찢어 아궁이에 불태웠다.
문정숙이 아궁이에 혼인석약서를 찢어 버리는 모습

문정숙이 아궁이에 혼인석약서를 찢어 버리는 모습


“남이 정해준 길은 두 번 다시 걷지 않겠다.” 시댁 문을 박차고 나온 문정숙은 다짐했다.

하지만 바깥세상은 더 가혹했다.
문정숙은 생존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치매 노인을 간병하고, 폐품을 주워다 팔았다. 산후조리원, 가사도우미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돈 버는 정보도 몰랐던 그 시절, 문정숙은 자신만의 재테크 방법을 일찌감치 깨우쳤다.
돈을 모은 지 8년 만에 목돈을 손에 쥐었고, 커다란 경기도 땅 주인이 됐다.

(계속)
돈 쓰는 것도 남달랐다. 1960년대 한 벌에 40만~50만원씩 하는 최고급 옷을 걸쳤다.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어도 절대 후줄근하게 다니지 않았다. 지독하게 가난한데도 왜 명품 옷을 걸쳤을까.
굶어도 꼭 지킨 그 원칙은 그를 부자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경기도 안산에 살던 그는 지금은 아무 연고도 없는 전남 영암에 살고 있다.
전세 살이 중인 그는 “자식들을 피해 멀리 도망 왔다”고 말했다.
해외에 억 단위 돈을 기부하는 후원계 거물이 됐지만 아파트 매매를 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부자가 된 문정숙만의 철칙,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자식들 해처먹을까봐 도망” 96세 부자는 전셋집에 산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53367


김서원.정세희.서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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