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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자고, 노는게 연구…‘현장 직원’ 400마리 키우는 이 회사 [르포]

중앙일보

2026.04.30 14:00 2026.04.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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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프랑스 아이마그에 위치한 로얄캐닌 본사 팻센터에서 소형견들이 뛰어놀고 있다. 본사 부지는 5만㎡(약 1만5000평)으로,약 250마리 개가 살고 있다. 노유림 기자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아이마그에 위치한 로얄캐닌 본사 팻센터에서 소형견들이 뛰어놀고 있다. 본사 부지는 5만㎡(약 1만5000평)으로,약 250마리 개가 살고 있다. 노유림 기자

27일(현지시간) 프랑스 몽펠리에 인근 아이마그에 위치한 로얄캐닌 본사 펫 센터. ‘패널 미니(panel mini)’ 구역에 들어서자 풀숲 위를 뛰어다니는 50여 종의 소형견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약 400마리. 단순 사육 대상이 아닌 로얄캐닌의 연구개발(R&D)에 참여하는 ‘현장 직원’으로, 먹고 자고 움직이는 모든 생활 데이터가 펫 푸드 연구 자료로 축적된다. 프랑신 로얄캐닌 소형견 관리 담당자는 “센터 내 동물들은 생후 2~3개월부터 7살까지 다양한 연령대”라며 “하루 최소 두 차례, 각각 30분 이상 실외 운동으로 품종별 활동량과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로얄캐닌은 펫푸드 시장(2024년)에서 글로벌 점유율 21.3%, 한국 점유율 20.5%로 모두 1위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이 늘며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관절·피부·비만 관리 등 특정 질환을 겨냥한 제품 수요가 늘면서 펫 푸드도 단순 먹거리에서 건강관리 수단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아이마그에 위치한 로얄캐닌 본사 건물에 앉아있는 강아지. 노유림 기자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아이마그에 위치한 로얄캐닌 본사 건물에 앉아있는 강아지. 노유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9.2%에 달한다. 국가승인통계로 반려동물 가구를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가구 3곳 중 1곳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도 2022년 기준 62억 달러(약 9조1500억원)를 기록했으며, 2032년 152억 달러(약 22조4000억원)까지 두 배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로얄캐닌은 반려동물의 품종과 연령, 생활습관에 따라 필요한 영양 성분을 세분화한 펫푸드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기호성 테스트(사료 선호도), 소화율 테스트(배변 분석), 영양 영향 테스트(RSS·치석 등 건강 영향) 등 연구를 거쳐 개체별 특성에 맞춘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리에주와 빈센트 펫 센터 총괄 매니저는 “피부·관절 질환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기까지는 10년 이상 장기 연구가 진행되기도 한다”며 “특히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기대수명이 늘어 질병 관리 목적의 기능성 제품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아이마그에 위치한 로얄캐닌 본사 팻센터에서 소형견들이 뛰어놀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사료 기호성 테스트 등 3가지 연구에 참여한다. 노유림 기자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아이마그에 위치한 로얄캐닌 본사 팻센터에서 소형견들이 뛰어놀고 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개와 고양이는 사료 기호성 테스트 등 3가지 연구에 참여한다. 노유림 기자

국내 식품 기업들도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내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펫푸드 사업이 부상하자 R&D 기반의 제품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전략이다.

참치 가공 기술력을 내세운 동원F&B는 펫 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 제품을 지난해부터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 베트남 등 10개국에 펫 푸드를 수출 중인 동원F&B는 최근 미국에서 운영중인 자회사 공장에도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펫 푸드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지난달 22일 한국펫사료협회 주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 '2026 케이펫페어 세텍'을 찾은 반려인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한국펫사료협회 주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 '2026 케이펫페어 세텍'을 찾은 반려인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풀무원은 올해 미래사업부문에 반려동물 사업을 포함시키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풀무원의 펫 푸드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펫 전문 브랜드 ‘잇츠온 펫쿠르트’를 선보인 hy(옛 한국야쿠르트)도 기능성 제품을 확대하고, 이달 반려동물 종합 케어 플랫폼인 ‘큐토펫’을 출시했다.

이정화 서울대 수의영양학과 교수는 “반려동물의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향후 기능성 제품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단순 마케팅 요소가 아닌 펫 푸드의 실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임상 연구 등 기업의 R&D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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