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러 “북한은 가까운 이웃…한·미·일은 파괴적 군사 장비 보유”

중앙일보

2026.04.30 19:1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한 관련 공개 회의에서 러시아 측이 북한에 대해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라고 두둔하면서 한·미 군사 협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실리 러시아 주유엔대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비확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비실리 러시아 주유엔대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비확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한반도 정세 관련 회의에서 “북한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이라면서 “군사 및 기타 분야 협력은 국제사회에 어떤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쿠르스크 작전 참여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제4조에 따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총회 결의안 등을 통해 국제사회 다수가 불법 침략으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참전 역시 불법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네벤자 대사는 또 지난달 한·미 공군의 연합 공중 훈련인 ‘프리덤 플래그’를 언급하면서 “이런 양자 형식의 훈련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모델로 한 ‘핵 동맹’에 ‘비핵 3원칙’ 재검토를 허용하고 있는 일본을 끌어들임으로써 확장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한국,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사 예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발전되고 파괴적인 군사 장비를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로 유지”하고 있다면서다.

이어 그는 “북한의 지도부는 국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북한을 두둔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으로 인해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개발했다는 북한의 전형적인 논리를 반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비확산 공개회의에서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비확산 공개회의에서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같은 자리에 참석한 김성 북한 유엔대사도 “안보리의 전문가 패널은 정치적 동기를 가진 음모론적 집단”이라며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불법 제재와 압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또 다른 불합리한 회의를 소집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2024년 3월 거부권 행사를 통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1718 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추적, 제재 부과로 이어지는 안보리 차원의 핵심 축이 사라진 셈이다. 이에 한·미·일 등은 별도의 제재 위반 감시 기구인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을 출범시켰다.



미국 “북 석탄 실은 선박, 중국 향해”

영국 비영리단체 오픈소스센터(OSC) 제임스 번 대표가 상업 위성 사진을 근거로 대북제재 의심 선적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영국 비영리단체 오픈소스센터(OSC) 제임스 번 대표가 상업 위성 사진을 근거로 대북제재 의심 선적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반면 한·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 개발 고도화 관련 움직임을 비판했다. 미국은 이날 회의에서 제재 위반 의심 선박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니퍼 로세타 미 유엔 특별정무담당 차석대표는 영국 기반 비영리 단체 오픈 소스 센터의 발표를 언급하면서 “이 조사 결과는 미국이 수개월 동안 추적해 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증거는 명백하다”고 밝혔다. 오픈소스센터는 상업용 위성 사진과 선박자동식별장치(AIS) 기록 등을 근거로 지난해 6척의 선박이 북한 항구를 오가며 광물을 선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로세타 차석대표는 이어 “북한 항구에서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을 선적한 선박들이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 중국을 비롯한 여러 목적지로 항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들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며칠 내로 오늘 언급된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지난해 12월에도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선박 7척을 제재 위반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러시아의 지속적인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기능은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차지훈 주유엔 한국대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비확산 공개회의에서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차지훈 주유엔 한국대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비확산 공개회의에서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TV 캡처

같은 맥락에서 차지훈 유엔 대사는 “북한은 국제적 의무를 저버리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제9차 당 대회에서 북한은 자신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규정했으나, 이는 국제사회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지위”라고 강조했다.

차 대사는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안보리 결의안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6차례 감행했으며, 최근에는 집속탄을 탑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시험 발사하면서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명백한 위협을 가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의 핵심 요소를 두 가지로 꼽으며 “한반도의 평화 공존과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푸총(傅聪) 유엔대사는 “미국이 진정으로 현재의 교착 상태를 깨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들의 역사적인 책임을 깊이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 대사는 미국이 군사 훈련과 같은 도발적인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는데, 최근 이란전으로 중국이 미국을 향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흐름으로 읽힌다.



이유정([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