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노동자의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데 대해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파업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항의서한을 보내며 정부를 향한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삼성전자 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이 대통령 발언이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다. 30% 달라고 하니”라며 “저희처럼 납득 가능한 수준(15%)으로 해야 하는데”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이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LG유플러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8900억원)과 임직원 수(약 9800명)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27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를 적용할 경우 반도체 부문 임직원의 성과급은 1인당 6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LG유플러스 직원은 “대통령 발언을 삼성전자 노조를 지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인데 갑자기 우리를 끌어들여 황당하다”며 “30% 성과급을 받아도 절대 금액에서 삼성전자 노조 요구 수준과는 큰 차이가 나는데 비교 자체가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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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장관 향해 “노조 악마화” 항의
삼성전자 노조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향해서도 “노조를 악마화했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30일 홍광흠 위원장 명의로 김 장관에게 ‘편향적 노사관계 개입 발언에 대한 강력 유감 표명’이라는 제목의 항의 서한을 보냈다. 김 장관이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성과가 경영진과 노동자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발이다.
노조는 “장관께서 지난 기자회견을 통해 보여준 민간기업 노사관계에 대한 불균형한 시각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장관은 노조에만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며 현 사태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전가했다. 이는 정부가 마땅히 지켜야 할 중립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며, 국가 경제를 볼모로 노조를 악마화해 국민 여론을 선동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노동자의 땀방울을 모독하는 지금과 같은 행위가 지속될 경우 헌법이 부여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단호히 맞설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파업 정국이 장기화되지 않고 해결되길 바란다면 조속한 임단협 체결 및 반도체 인재 처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면담을 요청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