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으로만 5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2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중동전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수출이 처음으로 두 달 연속 8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전쟁과 미국 관세 여파로 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품목은 수출이 감소했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은 1년 전보다 48% 증가한 85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866억 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지난달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37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200억 달러를 웃돈 건 처음이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이 수출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73.5% 늘어난 319억 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3월(328억 달러)에 이어 300억 달러대를 이어갔다.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며 D램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870% 치솟는 등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덕분이다.
컴퓨터 수출은 1년 전보다 515.8% 급증한 40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따른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늘면서 3월에 이어 월 기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전년 동월 대비 16.2% 증가한 무선통신기기(16억2000만 달러)는 갤럭시 S26 등 신제품 판매 호조세로 6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반도체 수출액
이 밖에 선박(43.8%), 석유제품(39.9%), 바이오·헬스(18.6%), 석유화학(7.8%), 섬유(3.8%) 등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8개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띠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가동률 조정, 수출제한 조치 등으로 수출 물량은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단가가 올라 수출액은 증가했다. 선박은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중심으로 선박 인도량이 증가하면서 수출액도 늘었다.
하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타격을 받은 품목도 있다. 자동차 수출액은 전쟁으로 인한 물류 차질로 전년보다 5.5% 감소한 61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현지생산 비중이 커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기계(42억 달러)도 유사한 요인으로 2.6% 감소했다. 가전(5억6000만 달러)은 중동전쟁과 미국 관세 영향과 더불어, 주력 시장인 미국 내 대형가전 수요가 둔화하면서 20% 감소했다. 이외에도 철강(-11.6%), 이차전지(-6.5%), 자동차부품(-6.0%), 디스플레이(-2.7%) 등의 주력품목도 수출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주요 수출 시장 9곳 가운데 7곳서 수출이 증가했지만, 대(對)중동 수출은 전쟁 영향으로 25.1% 감소했다. 주요 항만 운항이 막히는 등 수출 애로가 지속되며 자동차(-44%), 일반기계(-37.%) 등 대부분 품목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와 국내 기업의 공급망 확보로 2개월 연속 수출 8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주요 품목 경쟁 심화와 전쟁에 따른 원재료 수급 어려움 등으로 수출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적극적인 통상 네트워크 활용으로 원유·나프타 대체 물량을 추가 확보해 기업의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