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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 걷기? 근육 다 녹는다”…의사들 놀래킨 중장년 운동법

중앙일보

2026.05.01 14:00 2026.05.0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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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영의 즐거운 건강

[사진 챗 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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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운동은 좀 하세요?” 진료실에서 마주 앉은 나이 드신 환자에게 물으면 대개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그럼요, 교수님. 매일 아침마다 공원을 한 시간씩 걸어요. 어떨 때는 만 보도 넘게 걷는 걸요.” 부지런히 활동하시는 모습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환자에게 또 묻는다. “근력운동은 하세요?” 대개 대답이 또 비슷하다. “근력운동은 따로 안 하는데…” 열심히 운동을 챙기고 계심에도, 안타깝게도 어르신들의 허벅지는 가늘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노인 근력은 자립과 직결…유산소 병행을
노화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해서 근력이 약해지는 현상을 의학적으로 ‘근감소증’이라 부른다. 이는 단순히 체격이 왜소해지거나 힘이 약해지는 문제가 아니다. 근육 부족은 전신 건강에 연쇄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근육이 사라진 자리는 대사 질환과 신체 기능 저하라는 실질적인 위험이 채운다. 또 근력의 감소로 인한 가벼운 비틀거림도 노년기에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이 불가능한 상태로 귀결될 위험이 크다. 나이가 드실수록 피곤하고 기운이 없는 분이 많은데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기력’의 실체는 상당 부분 근육에서 나온다. 따라서 근육을 잃는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삶을 꾸려가는 자립 능력을 잃을 위험을 불러오는 것과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노년층의 근력 운동 실천율은 매우 낮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여성일수록 근력운동의 실천율이 극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3명 중 한 명이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고 있지만, 근력 운동 실천하는 사람은 5명에 한 명에도 못 미친다. 특히 여성 노인은 더욱 지표가 좋지 않다. 70대 이상 여성 중 정기적으로 근력 운동을 하는 이는 20명 중 한 명꼴이다. 근육량이 가장 절실한 분들이 정작 근육을 지키려는 노력은 가장 적게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근육들을 지키기 위한 관리는 40대부터는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근육량은 30대 전후에 정점을 찍고, 40세를 기점으로 매년 줄어들기 시작한다. 꾸준한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이러한 근육과 근력의 감소를 상당히 막아줄 수 있다. 40, 50대의 근력 운동은 노후를 위한 가장 수익률 높은 ‘근육 저축’이라고 할 수도 있다.

최근 발표된 2026년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가이드라인의 핵심 중 하나는 유산소 운동만큼이나 근력 운동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데 있다. 유산소 운동은 중강도로 주당 최소 150분 이상 실천하되, 반드시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교한 운동 방법론에 매몰되기보다 ‘지속 가능한 꾸준함’을 우선순위에 두었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근력 운동 프로그램은 당신이 실제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떤 종목을 얼마나 완벽하게 하느냐 보다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춰 일상 속에서 근육에 꾸준히 자극을 주는 습관 자체가 나에게는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의미이다. 근력운동을 할 때는 모든 주요 근육군을 포함하되, 그중에서도 특히 노년기의 건강을 위한 근력 유지를 위해서는 몸의 중심을 잡는 ‘대근육’에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많이 강조되는 것은 대퇴사두근(허벅지)인데, 이는 무릎 관절을 보호하고 보행의 동력을 만드는 핵심 부위다. 그다음으로는둔근(엉덩이)과 코어다. 엉덩이와 심부 근육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며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뿌리 역할을 한다.

그래픽=이윤채 기자

그래픽=이윤채 기자

근력 운동에서 기억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원칙은 ‘휴식’이다. 흔히 운동하는 그 시간에 근육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운동을 마친 뒤 몸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근육이 자리를 잡는다. 우리 몸이 자극을 받아들여 스스로를 회복하고 다시 정비하는 데는 최소 48시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매일 같은 부위를 무리하게 반복하기보다는 한 부위의 근력 운동을 한 다음 날은 해당 부위가 회복될 수 있도록 그 근육을 하루 이틀 쉬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약간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적절한 부하와 충분한 쉼이 맞물릴 때 비로소 근육 저축은 완성된다.

운동 후 휴식해야 회복과정서 근육 성장
근육은 우리 몸에서 매우 정직한 조직이다. 80대 고령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체력에 맞게 적절한 저항을 주는 운동을 시작하면 근섬유는 분명히 반응하고 강화된다. 근육의 절대적인 양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신경과 근육의 결합이 활성화되면서 신체 조절 능력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 50대의 근력 운동이 노후를 위한 가장 수익률 높은 저축인 것은 분명하나 운동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

운동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나 자신의 건강과 자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다. 하루 한 시간의 걷기는 아주 훌륭한 습관이고 전혀 운동을 안 했던 분들은 처음에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 좋지만, 어느 정도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그 시간의 일부를 근육에 투자해야 한다. 근육은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우리 몸을 지탱한다. 담담하고 꾸준하게 내 몸의 근육을 관리하는 습관이 10년, 20년 뒤의 내가 기운차게 살아가는 가장 확실한 대책이 될 것이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이자 울산대 의대 주임교수. 서울대병원을 거쳐 2019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재직 중이다. 성인병, 노인건강 분야 전문가로, 노인의학, 일차의료정책 분야에서 연구와 학회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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