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내면 제재”…美, 전 세계 해운에 ‘이란 거래 금지’ 경고
중앙일보
2026.05.02 05:51
2026.05.02 14:37
일본 선박이 통행료를 내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을 잘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란에 통행료를 내거나 안전 보장을 요청하는 모든 거래를 제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일(현지시간) 공지를 통해 “안전한 통항을 위해 이란 정권에 자금을 지급하거나 보증을 요청할 경우 제재 위험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대상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개인까지 포함된다.
OFAC는 제재 대상이 되는 거래 형태를 ▶현금 ▶디지털 자산(코인) ▶상계 거래 ▶비공식 스와프 ▶현물 지급 등으로 폭넓게 명시했다. 자선 기부나 제3국 경유 결제 등 우회 방식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이란 대사관 계좌나 적신월사 등을 통한 ‘기부금 형식’ 지급까지 차단 대상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모든 경로를 봉쇄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선박에 대해 사실상 통행료 징수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은 이에 맞서 해상 봉쇄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도 제재 또는 나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OFAC는 “비미국 개인이나 법인도 이란 정부 또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거래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 가능성을 명확히 했다. 해당 제재가 적용되면 외국 금융기관도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군 미국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해상 봉쇄 이후 상선 수십 척이 회항 조치된 상태다.
결국 글로벌 해운업계는 ‘이란과 거래하면 미국 제재, 거래하지 않으면 항로 위험’이라는 진퇴양난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로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은 유지되고 있지만,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긴장이 길어지면서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종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