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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女 흠모한 옥탑방 청년…그 남편 ‘살인 비디오’ 찍었다

중앙일보

2026.05.02 14:00 2026.05.0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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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사건을 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취재 수첩을 펼치고, 수십 년 묵은 기록을 뒤지며 진실의 파편을 모아온 사람들. 〈그것이 알고싶다〉, 〈꼬꼬무〉, 〈용감한 형사들〉을 만든 최삼호 PD(28년 차)와 장윤정 작가(27년 차)가 함께 이 시리즈를 씁니다. 수십 년의 현장 취재에서 끝내 잊지 못한 사건들, 방송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던 그 장면들을 이제 글로 꺼냅니다. 그들이 꼽은 최악의 사건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당신은 지금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AI 활용 이미지. 박소연 디자이너

AI 활용 이미지. 박소연 디자이너

#1. 기묘한 살인 무대

경기도의 한 소도시. 자그마한 비디오 대여점에 불이 났다.
119대원이 도착했을 때 셔터는 내려져 있었고, 자물쇠는 채워져 있었다.
억지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좌우로 비디오테이프가 빼곡한 책장이 나타났고, 그 사이 통로를 지나자 계산대와 접한 3평 남짓한 공간이 나왔다.

바닥이 피로 흥건하다.
사망한 김모(38)씨는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발목부터 가슴까지 박스 포장용 접착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었다. ‘미라 같았다’는 119대원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더 기괴한 건 머리 부위였다. 얼굴 위에 얇은 이불이 덮여 있고, 걷어내면 검은 비닐봉지가 씌워져 있다. 비닐봉지 안에는 또 두건이 씌워져 있고, 두건 속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짓이겨져 있었다.

사망 원인은 외력(둔기 추정)에 의한 두개골 골절.
그런데 이상했다. 피해자의 몸에서 저항흔이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 결과, 약물도 알코올도 없었다.
멀쩡한 정신으로, 온몸이 테이프로 감기는 동안, 머리에 두건과 비닐봉지가 씌워지는 동안, 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것이다.
마치 서로 합의라도 한 것처럼.

경찰은 ‘오버 킬(Over Kill)’에 주목했다.
불필요하게 과도한 폭력이 얼굴에만 집중됐다.

이런 경우 동기는 십중팔구 원한. 그리고 범인은 피해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경우가 많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24년 검거된 살인 혐의 피의자 276명 가운데 131명(47.5%)이 가족이었다.
가장 친밀했던 사람이, 가장 날카로운 칼이 되어 돌아온다.

김씨의 아내가 가장 먼저 소환됐다. 그녀 명의로 수상한 보험 가입 내역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약이 눈길을 끌었다.
머리에 상해를 입으면 8000만원. 범죄나 사고로 사망하면 4억원.

취조실에서 형사가 물었다.
“보험금 때문입니까?”
“네? 그이가 보험을 들었어요? 얼마나요?”

사실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보험에 가입한 사실 자체를 몰랐다. 알리바이도 확실했다.

이번엔 부부의 집으로 향했다.
옥탑방에 사는 이모(28)씨가 수시로 가게를 드나들며 일을 도왔다는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평범한 다세대 주택의 옥탑방. 하지만 내부는 달랐다.

모니터 여러 대.
화면 속 풍경은 김씨 부부의 집 안이었다.
거실, 주방, 심지어 안방까지. 몰래카메라와 도청기가 설치돼 있었다.

대체 왜…?

“아내는 왜 남편을 죽였을까요?”
형사가 도발한 그 순간, 살인 혐의를 부인하던 이씨는 돌변했다.

“형수님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저 혼자 했습니다.”
자백이 나왔다.
그런데 왜 죽였냐는 질문에,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형님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전 딱 한 대 때렸을 뿐입니다.”
형사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채무 독촉에 시달리던 김씨와 함께 위장 강도극을 벌였다는 말이었다.

“정 못 믿겠으면, 직접 보세요. 그날 밤 일을 비디오로 다 찍어뒀으니까.”



이씨: “형님, 시작하겠습니다. 하나, 둘, 팍!”
화면 가득,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씨가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비디오를 재생했더니 경찰서에서 이씨가 진술한 그대로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정확히 15초 만에 그가 다시 등장한다.

곧이어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야, 이 새끼야. 너 같은 새끼는 살 필요가 없어.”
그의 손엔 벽돌이 들려 있었다.

위장 강도극이라던 그날 밤,
카메라에 찍힌 건 계획이 아니라 ‘진짜 살인’이었다.

(계속)

“형님”이라던 청년은 왜 돌변했을까.
그에게 살인 영상을 내민 형사들은 깜짝 놀랐다.
청년이 이해못할 기괴한 반응을 보인 것.

“전형적인 빙의 현상”“연기일 뿐이다.”
그놈의 실체, 전문가들까지 첨예하게 대립했다.


비디오 가게 사장의 아내를 훔쳐보던 그 시선.
몰래 쌓아온 감정은 집착이었을까, 욕망이었을까.

※이 사건의 전말, 더 자세히 보시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집주인女 흠모한 옥탑방 청년…그 남편 ‘살인 비디오’ 찍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2347


최삼호.장윤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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