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촛불 켜고 도시락으로 끼니”…전쟁터 방불케 한 아파트, 뭔일

중앙일보

2026.05.02 20:23 2026.05.03 00:4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세종시 조치원읍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주민 5100여명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지하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세종시 한 아파트 단지 전기 공급이 이틀째 중단되면서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오후 사고수습대책 본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 1일 지하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한 세종시 한 아파트 단지 전기 공급이 이틀째 중단되면서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오후 사고수습대책 본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 1일 밤 화재

세종시와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시 2분쯤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아파트 단지(1429세대)에 불이 났다. '지하층 기계실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1시간 36분 만인 오후 9시 38분쯤 불을 모두 껐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9명이 승강기에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이 불로 변전소에서 들어오는 전기를 변환·분배하고 제어하는 기능이 상실되자 한전에서 아파트로 공급되는 전기를 차단했다. 이 아파트 모든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수돗물은 지난 2일 오후 10시 15분부터 공급되고 있지만, 전기나 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별 도움이 안되는 상황이다.
세종시 조치원읍 아파트에 지난 1일 불이 났다. 연합뉴스

세종시 조치원읍 아파트에 지난 1일 불이 났다. 연합뉴스



임시 숙박시설 사용

주민 상당수는 여전히 아파트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는 세종시에서 마련한 임시 대피소 또는 가까운 숙박시설로 거처를 옮겼다. 3일 오전 9시 현재 경로당 등 임시주거시설에는 4세대(13명)가 이용하고 있다. 여관 등 민간 숙박시설은 329세대(1006명)이 신청했다.

주민들은 여전히 1층에 쌓아 둔 생수병을 받아서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식사는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 세종시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청·경찰·소방 등 공무원 수백여명이 주민들이 제기한 동별·호실별 민원을 해결해주고 있다.

화재로 인한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사고 대책반이 주민 민원에 대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로 인한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사고 대책반이 주민 민원에 대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민들 촛불 켜고 지내

지난 1일 화재로 사흘째 정전 사태를 맞고 있는 세종시 조치원읍 자이아파트에서 드라이아이스를 나눠주고 있다. 김방현 기자

지난 1일 화재로 사흘째 정전 사태를 맞고 있는 세종시 조치원읍 자이아파트에서 드라이아이스를 나눠주고 있다. 김방현 기자

세종시는 3일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임시 조명을 설치했다. 또 배수펌프 복구도 완료했다. 이어 3kg들이 얼음 9000개와 식품폐기 전용 수거용기 120L 52개, 생수 2L 1440개, 양초 412개, 모포 97개 등을 주민에게 나눠줬다. 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생수를 직접 배달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도 가구당 10kg씩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 사회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재해구호협회는 지난 2일 주민 2000여명이 먹을 수 있는 라면 등 간식을 지원했다. 세종시소상공인연합회도 지난 2일과 3일에 간식 3000인분을 지원했다. 주민들은 "여기가 전쟁터지 재난 현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며 "서둘러 복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급히 청주 인근 숙소로 거처를 옮겼다는 한 임신부는 "하루빨리 전기가 복구돼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0대 부부는 "엘레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아 아파트 8층까지 걸어서 오르내리는 게 가장 불편하다"고 했다.
화재가 난 세종시 조치원읍 아파트 지하 전기실. 사진 세종시

화재가 난 세종시 조치원읍 아파트 지하 전기실. 사진 세종시



5일 밤에나 임시 복구

하지만 이런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세종시와 소방 당국은 불에 탄 변전배전반을 수리해 긴급 복구하는 데 앞으로 이틀 정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완전 복구에는 2∼3주가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종시 김하균 시장권한대행은 “어린이날인 5일 오후 10시쯤 임시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는 "주민 안전과 불편 해소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인근 마을회관·경로당은 물론 민간 숙박시설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