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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실적 말고 AI 실적은?”…구글 웃고 메타 울린 이 질문 [GMC]

중앙일보

2026.05.03 13:00 2026.05.0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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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S&P500은 7230.12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만5000선을 돌파했습니다. 시장을 끌어올린 것은 단연 빅테크의 힘이었습니다. 애플이 예상을 웃도는 수익성과 전망을 제시하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중 실적을 발표한 5개 기업 모두가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으며 AI 산업의 강력한 이익 창출력을 입증했습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시장의 시선은 이전과 사뭇 달라습니다. 이번 1분기(1~3월) 실적은 단순한 ‘호실적과 부진’의 이분법으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이제 막연한 성장 가능성 대신 “AI로 실제 돈을 벌고 있는가”라는 냉정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AI는 더 이상 주가를 부양하는 마법의 단어가 아닙니다. 이제는 재무제표 위에 실제 매출과 이익이라는 ‘숫자’로 그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애플·테슬라 등 이른바 M7 내에서도 시장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 배경입니다.



AI, 이제는 ‘스토리’가 아닌 ‘매출’로 증명해야

이번 AI 수익화 논쟁에서 가장 강한 반전 신호를 준 기업 중 하나는 알파벳(구글)이었습니다. 알파벳은 구글 클라우드 부문에서 2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63%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증명하며 AI 수요가 곳간을 채우고 있음을 수치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어 실적을 발표한 MS 역시 애저(Azure)의 견조한 성장과 코파일럿(Copilot) 기반의 AI 수익화 구조를 제시하며 시장의 확신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두 기업 모두 기술적 우위를 넘어 AI를 실제 매출로 전환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파괴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면 애플과 테슬라는 명확한 AI 전략을 추진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적에서 AI 수익화 증거는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애플은 매출 111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 성장하는 등 3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생성형 AI가 향후 매출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구체적 확신을 주기에 부족했습니다. 테슬라 또한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하고 총마진이 21.1%로 전년 16.3%보다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다만 AI·로보택시 스토리가 아직 뚜렷한 매출로 연결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시장에는 실적화 지연에 대한 의구심이 남았습니다. 지금의 뉴욕 증시에서 즉각적인 AI 수익 증명이 더딘 기업은 그 자체로 뼈아픈 할인 요인을 안게 되었습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숫자만 놓고 보면 이번 시즌 가장 완벽한 성적표를 제출한 곳은 메타였습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1분기 매출은 5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나 증가했습니다. 마진율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을 뽐냈습니다. 그러나 실적 발표 직후 메타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AI 투자를 위한 자본 지출(CapEx)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장에 매우 중요한 신호를 던집니다. 현재 기업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느냐보다, “미래의 AI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많은 현금을 쏟아부어야 하는가”가 주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된 것입니다.

최근 빅테크의 행보는 이른바 ‘CapEx의 풍선효과’로 요약됩니다. 기업들이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통해 쥐어짜낸 현금이 결국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를 구매하는 비용으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기묘한 낙수효과는 엔비디아를 AI 생태계의 유일무이한 포식자로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시장의 거름망을 거쳐 남은 본질적인 질문은 결국 하나로 수렴됩니다. 빅테크들이 입을 모아 “올해 AI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돈을 더 쓸 것”이라고 선언했다면, 시장은 다시 묻습니다. “그 막대한 자금은 결국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가는가?”



모든 시선은 엔비디아로

그 답의 끝에는 엔비디아가 있습니다. 사실상 M7 실적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할 엔비디아는 오는 5월 20일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발표는 개별 기업의 성적표를 넘어 글로벌 AI 랠리의 지속 여부를 결정지을 ‘최종 보스’의 등장과 같습니다.

만약 엔비디아가 월가의 높은 눈높이를 다시 한번 충족하거나 뛰어넘는다면, 빅테크들의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 하드웨어 수요로 온전히 전환되고 있음이 입증하며 시장 전체의 AI 사이클은 더욱 강력한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반대로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시장은 빅테크들의 과도한 AI 투자 대비 실효성에 의문을 품게 되고, 올해 증시를 이끌어온 AI 랠리 전체가 흔들림을 겪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향후 미국 증시의 방향타는 엔비디아의 발표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AI로 돈을 버는 자’와 ‘아직 못 버는 자’로 극명하게 갈린 이번 실적 시즌의 종착지에서, 투자자는 다가올 엔비디아의 숫자에 모든 안테나를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글로벌머니클럽(GMC)=중앙일보가 블룸버그와 함께 만드는 미국 주식 정보 플랫폼입니다. 월가의 시각을 담아낸 글로벌 마켓 뉴스를 엄선해 선보입니다. 주요 증권사 MTS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배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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