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반발하며 ‘탈당’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밝혔던 김태흠 충남지사 예비후보 등록을 전격 유보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에 대해 졸속 추진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김태흠 충남지사는 4일 오전 언론공지를 통해 “당초 오늘(4일) 예정했던 예비후보 등록과 6일 (충남도지사 선거)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애초 이날 오전 9시 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 충남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던 김태흠 지사는 당분간 직(職)을 유지한 채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는 4일 주요 언론사를 방문, 현재 자신에 대한 정치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6일로 예정됐던 출마 선언도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지사는 5일 오전 충남 천안에서 열릴 예정인 어린이날 기념행사에도 도지사 자격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김태흠, 6일 출마 기자회견도 연기
정치권에서는 김태흠 충남지사의 결정이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에 따른 반발로 분석하고 있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윤석열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역임한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하겠다며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은 12.3 계엄사태와 관련, 대통령실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과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공판에 출석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 전 비서실장의 출마 소식이 알려지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에 고(告)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의 공천과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지사는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정진석 전 비서실장의 공천과정을 지켜보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2.3 계엄 이후 1년 6개월의 비참하고 암울했던 우리의 현주소를 잊었다는 말인가? 이제는 우리가 짊어졌던 멍에와 사슬을 벗어 던지고 끊어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짊어졌던 멍에·사슬 벗고 끊어내야"
김 지사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보편성과 상식선에서 판단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 뒤 “저는 김태흠은 국민의힘을 사랑한다. 지난날의 과오마저도 함께 짊어지고 갈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힘이 자숙과 반성 없이 국민적 양심에 반하는 행위(정진석 전 비서실장 공전)를 한다면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탈당을 시사했다. 김 지사는 “부디 불행한 사태(탈당)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박덕흠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이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지방선거 후보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박덕흠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국민과 당원들의 생각에 역행하는 행위는 지도부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본선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누가 승리를 거둘 것인지, 선거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까지 고려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일어나지 않은 일을 두고 이야기를 하니 (오히려 내가) 억장이 무너진다. 자중지란을 경계하고 단일대오로 싸우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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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당의 판단 기다리겠다" 입장 밝혀
한편 정진석 전 비서실장은 4일 오후 자신의 출마와 관련, 당내 논란과 함께 컷오프(공천 배제) 가능성이 제기되자 “고심 끝에 출마를 결정했다. 당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컷오프는 자격이 미달하는 사람을 배제하는 결정으로 (저를) 경선에 붙이지 않는 것은 당을 지지하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