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000선 고지 바로 앞에 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2% 오른 6936.99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5.44%, 12.52% 오르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종가 기준 전장 대비 5.12% 오른 6936.99를 기록하며 7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국내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견인했다. 신한은행 제공.
이날 하루 코스피는 6700과 6800 문턱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7000 돌파까지 약 63포인트만 남겨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1조9363억원)은 물론 외국인까지 3조원어치 넘게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순매수) 지수를 끌어올렸다. 오히려 개인 투자자는 4조7938억원 매도 우위였다. 덕분에 원-달러 환율도 20원 넘게 내려앉으며(원화 가치 상승) 1462.8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매년 이맘때면 ‘5월에 팔아라(Sell in May)’는 증시 격언이 소환되지만 올해는 힘을 잃었다. 통상 5월부터 10월까지 주식시장 수익률이 11월부터 다음 해 4월보다 낮았던 경험칙에서 비롯한 용어인데, 실적 기대가 이를 뒤집었다. 대신증권이 집계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3월 말 666.6에서 4월 말 926.8로 한 달 새 40% 가까이 뛰었다. 상장사들이 앞으로 1년간 벌어들일 이익 전망치가 그만큼 치솟았다는 의미다. 주가보다 이익이 더 빠르게 늘다 보니 주가수익비율(PER)은 7.12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시장에선 7500선 돌파도 예상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뒷받침하는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정상화 과정”이라며 “올 상반기 코스피가 7500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 빅테크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이 거시적인 하락 요인을 상쇄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앙일보 AI에이전트 생성.
해외에서도 ‘셀 인 메이’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다. 시장분석업체 CFRA에 따르면 1945년 이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5~10월 평균 수익률은 2%에 불과했지만, 최근 10년 평균은 7%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22.1%까지 올랐다. 미 자산운용사 카슨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전략가는 “최근 10년간 5월에 주식을 팔거나 방어적 전략을 폈다면 큰 손실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코스피가 5% 이상 급등했던 해의 5월은 한 번도 하락한 사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4월에 기업의 1분기 실적 호조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을 때는 5월 매도 압력이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물론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취임 등 걱정해야 할 변수가 많다”며 “특히 올해는 미국 중간선거의 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번의 중간선거 해 중 5번은 S&P 500지수가 5~10월 하락했는데, 낙폭은 평균 1.5%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도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반도체·2차전지·조선·방산 등 주도 업종의 단기 과열 누적, 외국인 차익 실현 등이 변수로 꼽힌다. 실제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코스피의 5월 평균 등락률은 0.3%에 그쳤고, 5~10월 수익률은 겨울보다 부진했다.
다만 전문가는 5월 조정이 온다면 이를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준호 연구원은 “오는 27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반도체 중심의 반등이 재개될 수 있다”며 “5월 초·중순 조정 때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