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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재미없어서…” 밤 12시, 지나가던 여고생을 살해했다

중앙일보

2026.05.04 22:48 2026.05.0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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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도로에서 살인 혐의 등을 받는 20대 피의자 장모 씨를 경찰이 긴급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도로에서 살인 혐의 등을 받는 20대 피의자 장모 씨를 경찰이 긴급 체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야 시간대 광주 도심에서 남·녀 고등학생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고생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범행 11시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5일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흉기를 휘둘러 고교생 A양(17)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장모(24)씨를 긴급체포했다.

장씨는 이날 0시 11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A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A양을 도우려던 B군(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다.

5일 오후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로 긴급 체포된 20대 피의자 장모 씨를 태운 경찰 호송차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로 긴급 체포된 20대 피의자 장모 씨를 태운 경찰 호송차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범행 현장에서 혼자 귀가하던 A양을 발견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 장씨는 “살려달라”며 달아나던 A양을 뒤쫓아가 흉기로 목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장씨는 검거 직후 경찰에서 “사는 게 재미가 없어 스스로 생을 마치려고 했다. 오래 전 사둔 흉기를 들고 나왔고, 전혀 모르는 사이인 피해 여학생이 지나가는 것을 봤고, 주변을 배회하다 다시 보게 된 여학생을 보고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B군은 사건 당시 우연히 주변을 지나다 A양의 비명을 듣고 사건 현장으로 갔다가 흉기에 찔렸다. B군은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피해자인 A양과 B군은 각각 다른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며,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뉴스1

5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뉴스1

B군은 사건 당시 지인과 전화통화를 통해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 뒤 사건 현장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군은 “그 사람이 나를 쫓아와 도망가고 있다. 아파트 단지 쪽으로 이동 중인데 나도 찔렸다”고 말했다.

장씨는 흉기에 찔린 뒤 몸을 피한 B군을 뒤쫓다가 도주했다. 사건 장소는 평소 차량 통행량이 많고 대학과 고등학교가 인접한 인도지만 주변에 상가 등이 없어 심야 시간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다.

장씨는 범행 후 승용차를 버리고 택시로 갈아타고 도주했으나 범행 11시간 10분여만인 이날 오전 11시 24분쯤 주거지 인근에서 검거됐다. 장씨는 범행 장소 인근인 광산구 원룸촌에 거주하고 있으며, 전과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구입했다던 범행 도구는 도주 과정에서 버려져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뉴스1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도로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현장에서 경찰이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여고생 1명이 숨지고 이를 돕던 남고생 1명이 다쳤다. 뉴스1

경찰은 “A양을 전혀 몰랐다”는 등의 장씨 진술들을 토대로 이른바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 유형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피해자들은 장씨가 범행을 준비한 시간대에 우연히 범행 장소를 지나갔다는 공통점만 있을뿐 사건과의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파악되고 있다.

장씨 또한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지리가 익숙한 주거지 인근에서 범행했으나, 범행 대상 등을 미리 계획한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장씨의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묻지마 범죄 등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장씨의 휴대전화 전자 법의학 감정(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 전후 상황에 대한 조사도 이어간다.

한편, A양 살해 사건과 관련해 전남광주특별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애도의 뜻을 밝히며 숨진 학생을 추모했다. 김대중·이정선·장관호 예비후보 등은 이날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안전한 학교와 학생들의 사회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호.황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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